매일신문

곡물야적장 수천마리 비둘기떼

수천마리 비둘기떼가 대구시 북구 침산2동 풍국주정 야적장 벼가마니를 연일덮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2일 오후3시쯤, 작업인부들이 휴식을 위해 잠시 자리를 뜨자 부근 전깃줄에대기하던 비둘기 수천마리가 벌떼처럼 야적장에 직강하 한다. 순식간에 벼가마니에 새까맣게 달라붙은 비둘기들은 두리번거리며 허겁지겁 쪼아댄다.[쫓는 것도 지쳐 이젠 아예 포기했습니다. 양껏 배를 채우기 전엔 도대체 도망가질 않아요]

9년째 비둘기와 씨름하며 일해온 김양환씨(51)의 넋두리.

비둘기들은 술원료 제조공장에서 나오는 {구수한 냄새}를 맡고 사방에서 날아든다. 이들은 오전10시 그리고 오후 3시쯤이면 수천마리로 불어난다. 인부들이 휴식하는때라 맘놓고 식사(?)할수 있기때문.

[먹어치우는 양도 엄청납니다. 그래서 작업후엔 산더미같은 벼가마더미를 빈틈없이 천막으로 씌워야합니다. 여간 고역이 아니지요] 저마다 불만을 던진다.미운 비둘기떼지만 인부들의 본심은 그래도 너그럽다.

한번은 천막을 비집고 들어간 수십마리가 고양이에게 들켜 한바탕 전쟁(?)을치르는 것을 목격, 간신히 구해주기도 했다. 다급히 쪼아 먹다가 벼가마니노끈에 발이 묶여 덜미를 잡힌 비둘기도 다반사. 상처를 보살펴 날려보낸 비둘기도 수십마리. [눈비가 내려 작업을 못해도 항상 이곳에 몰려옵니다. 종일배를 곯다가 그냥 되돌아가는 것을 볼땐 안쓰런 기분도 들지요]풍국주정 야적장, 도회지에 보기드문 비둘기들의 천국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