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도 날이드니 대구의 변두리지역에 고추잠자리떼가 보인다. 도심에선없는 여름 곤충이라 반갑고 세상모른채 노니는 그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 몇년전만 하더라도 이맘때면 어디서나 지천으로 볼 수 있던 이들이 왜 도심에서는 사라졌을까. 공해때문일 것이다. 이들을 보면서 생각하는 것은 이들에게는사계절이 없고 팔공산의 겨울눈꽃풍경도 모를 것이란 점이다. 겨울에는 이미죽고 없을테니까. 우물안 개구리에게 바다이야기를 해주더라도 그들은 모른다. 딴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 오늘날의 서민에게는 {률곡}비리수사에 관한이야기가 곧이 들리지 않는다. 역시 감각이 다르니까. 5.6공의 전대통령이 장관과 보좌관들의 {전별금}으로 최고 7억원을 건네주었고 무기중개상들이 축의금등 통상적인 {떡값}으로 수억원을 줬다면 잠꼬대쯤으로 귀를 의심할 것이다.액수가 틀리지 않았다면 그 이름이 틀린게 분명하다.어떤일이라도 상식이 통해야하고 도리에 맞아야 납득이 된다. 옛말에 도둑무리에게도 도가 있다고 했다. 도척의 무리들이 도척에게 도둑한테도 도가 있느냐고 물었을때 도척은 이렇게 답했다.
불신되고 있는 사정-이런 딴세상에서나 있을법한 비리를 들추는 것은 지난잘못을 거울삼아 앞을 경계하자는데 더 큰 뜻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큰일을 하는 새정부의 작업을 넉달째다 다섯달째다 하며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 사이에서 그것은 표적수사다, 그 부분은 보복성이 짙다, 그물의 코를 넓혀줘 대상인물이 벌써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말이 들리는 것은 크게 경계할 일이다.고통을 당하는 기득권층에서는 쉽게 나올 수 있는 불만이고 큰일에는 으레 말썽이 따르는 법이지만 그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일반 국민의 눈에 그런점이비친다면 그건 지나쳐서 안된다. 새정부로서는 국민들의 높은 기대를 큰 부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기대를 했다가 결과를 얻지 못하면 그것이 실망으로변하고 다시 그만한 큰힘이 정부를 거부하고 나설수도 있기 때문이다.누가 노자에게 민심에 관해 물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옛말이 그대로 오늘에 적용되지는않겠지만 민심이 쉽게 달라진다는 것을 우리는 과거 자유당정권때도 보았다.독재정권을 혁명으로 뒤엎었던 민심이 며칠뒤 이승만대통령의 하야에는 눈물을 흘렸다. 이와같이 아낌없이 보내는 박수가 잘못되면 어느새 거친 손가락질로 변할지 모른다.
국민동참 유도해야-개혁은 정부의 힘만으로 이룩될 수 없으며 또 그것이 정부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도 하다. 그러므로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있어야하고 국민모두를 위한 것이란 신뢰가 심어져야 한다. 정부는 참여를 이끌어내는정치력의 발휘가 있어야하고, 국민에게는 대규모노사분규나 이익단체간의 분쟁같은 이기심의 자제가 있어야 한다.
두레박이 샘물에 닿기도 전에 먼저 차지하겠다고 다투거나, 두레박줄이 짧은줄도 모르고 샘물이 말랐다고 지레 단정하면 모두 물을 마실수 없게 된다.자제와 인내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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