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당은 의연해야 된다

지금 대구시민들은 오는 12일 실시되는 동구을지역 국회의원보궐선거에 대해관심거리로 많은 얘기들을 하고있다. 정부.여당이 어떤 자세로 선거에 임할것이며 과연 여당후보가 당선될 것인가등으로 많은 얘기가 오가고 있다.-숙원사업 갑자기 승인이처럼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선거를 2주앞둔 30일 팔공산자락에 위치한 보선지역내 공산1.1동 27제곱키로미터를 대구도시계획구역에 편입하는 조치를내렸다. 이지역의 대구도시계획구역편입문제는 이미 지난91년에 중앙에 요청했으나 그동안 소식이 없었는데 어제 건설부국토이용계획심의위가 승인해준것이다.

이같은 승인조치가 있자 보선을 앞두고 투표할 지역민들에게 선심을 쓴 것으로 여당후보의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과 다름없는 것이라는 비난이 즉각 일어났다. 물론 건설부로선 예정된 승인절차라고 주장하겠지만 삼자동자인들 수긍하겠는가.

정부.여당은 이번 보선을 지구당중심의 지역선거로 치르겠으며 중앙당의 간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구을지역은 국회의장을 배출했던 곳인데 새정부의 대표적인 개혁대상으로 이른바 구팽신세가 된 국회의장이 의원직까지 내놓아 보선을 치르게됨으로써 개혁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여당은 꼭 이겨야하는 부담을 안고있는 곳이다.

이런 배경을 아는 많은 대구시민들은 정부.여당이 결코 지역선거차원으로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너무 노골적인 선심공세를 펴는것이아니냐는 못마땅한 반응이다. 더욱이 건설부의 승인조치와 때를 맞추어 중앙당의 간부가 선거구역을 방문하는등 여당의 지역선거약속은 이미 깨지고 있다는 여론이다.

-초반부터 선심공세

동구을보선을 의식한 정부.여당의 선심행각은 이미 지난주말에도 연쇄적으로있었다. 국회예결위 여당의원들이 현지사업장확인이라는 명목으로 대구에 들러 대구지하철현장, 경북도청등을 방문해 이지역사업의 국고지원을 약속하는가 하면 경제기획원장관이 경주에 내려와 역시 대구.경북지역 숙원사업지원을밝히는등 누가봐도 선거용선심냄새가 물씬 풍기는 얘기들을 쏟아놓았었다.본격적인 선거전이 초입에 들어서기도 전에 깨놓고 중앙의 선심공세를 벌이는 여당의 이중성을 보면서 아직 문민정부에 걸맞는 정치는 우리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먼곳에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미 명주.양양보선에서 중앙의 불간여를 겉으로는 외치며 중앙당이 총력을 쏟는 이중성으로 유권자들을 기만하다가 뜨거운 맛을 보았던 여당인데 이곳 동구을에서 또 자충수를 놓으려 하고있다.

새 정부출범이후 이번까지 세차례의 보선을 치르는데 그때마다 정부.여당은문민시대에 부끄럽지 않은 공명정대한 선거문화의 정착을 위해 앞장서겠다고외쳐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말이 행동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구두선으로 그쳤는데 이번 보선도 그럴 가능성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문민정부의 안정여당으로서 구태를 벗지 못한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는가. 정정당당하게 이기는 길을지금부터라도 찾아야할 것이다.

-구태벗는 정치돼야

새 정부가 이제까지 추진하고 있는 개혁은 옳지 못한 것을 부숴버리고 올바르게 잡아가는 파사현정이 골격이라 할수 있는데, 과거의 부조리를 척결하는파사는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속에 잘했으나 파사이후 비정상적인 것들을정상적인 것으로 바르게 잡아가는 현정은 제대로 되지 않아 개혁이 빛을 잃고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정은 바로 개혁의 마무리라 할수 있는 것으로 정치분야에서 이끌어야할 작업이다. 특히 이것은 정치를 주도하고 있는 여당의 역할에 따라 성패가 가름된다고해도 지나친 얘기는 아닐 것이다. 이처럼 지금 여당은 새정부의모든것이라 할수 있는 개혁의 매듭을 좌우할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서 있는만큼 누구보다 먼저 구태에서 벗어나 정정당당해야한다.

지섭적인 정치행사인 보선에서 의석하나를 더 얻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다.문제는 개혁정권의 여당으로서 부끄럽지않은 자세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의연한 자세로 선거를 치르고 결과에 엄숙히 승복하는 모습을 솔선해보여주어야 한다. 이번 보선은 뒤끝이 깨끗하게 마무리돼야할 것이다. 그렇게되려면 여당의 대승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요구된다는 사실을 거듭 명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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