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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시론-뉴욕에서 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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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로 가는 길에 잠시 뉴욕에 들렀다. 남미의 민주화와 탈군사화, 특히 과거의 진상규명에 대한 현지조사차 브라질, 아르헨티나등 몇나라를 둘러보며관련 인사들을 만나볼 계획이다. 그러나 그 전에 자료가 많은 뉴욕에 들러 일주일정도 자료를 모을 생각으로 이곳에 왔다.온 김에 뉴욕의 콜럼비아 대학을 중심으로하여 동아시아 발전에 깊은 관심을가진 교수들에게 지난 대선이래의 한국의 변화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또 일본과 중국의 변동양상과 전망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밖에서 본 한국은 확실히 인상적인 데가 많다. 얼마전 콜럼비아대학에서 1년반 가르치면서 나 역시 이런 생각을 꽤 했다. 국내적으로는 항상 문제가 많지만 전환과정에 있는 다른 대륙의 많은 나라들과 비교해볼 때, 서구인들에게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만한 점들이 적지않게 있다는 것이다.우선 권위주의 정권으로부터 문민정부가 탄생, 그 젖줄을 끊으려는 과감한시도가 매우 인상적이다. 현대판 '트로이의 목마'로써 관심을 끈다. 정부의사정작업 역시 이것이 정치보복이 아니냐는 국내일부의 시각이 있고 절차상의하자를 탓하는 비판도 있으나, 밖에서 보자면, 체제나화된 비리와 부패의 청산작업으로써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듯 하다. 일본과 대만에서 일고 있는 금권정치개혁운동도 이로부터 자극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많은 사람이 요즘 걱정하고 있는 경제문제만해도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같지는 않다. 기업가의 산업투자회피, '현대사태'와 같은 노사갈등 등 정부,기업, 노동자의 관계가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못해 나오는 손실과 긴장이있지만, 상호협력의 조건만 갖춰지면 활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듯 하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극단적인 대결의 양상이 사라지면서 강력한 지도력을갖춘 문민정부가 중심을 차지하게 되고 장외의 급진주의가 퇴조한 것을 좋게평가한 학자들이 많았다. 타협과 협상을 통한 발전이 제대로 이룩될 조건이마련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변화하는 세계속에서 멋있는 민족국가를 만들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주문도 충분히 음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우리의 북한정책의 기조가 민족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핵문제해결을 위한 미국과 북한의 협상에 대해 이곳 지식인들은 대체로 일이 옳은방향으로 잘 풀려가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임박해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도 남한은 왜북한을 돕는데 소극적이거나 방해를 놓는 집단의 목소리가 그렇게 큰가를 되물어온다. 난처한 일이다.

핵문제는 반드시 깨끗하게 해결되어야 하지만, 그 핵을 빌미로 삼아 우리가북한을 끝까지 협공, 어떤 극적인 사태를 기대할 것이냐 아니면 붕괴대신 북한을 민족 공존과 공영의 파트너로 발전시키는데 협력할 것이냐의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우리가 서 있는것 같다.

둘째, 우리나라에서는 어느덧 저항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어느 중국전문가의 지적이 기억에 남는다. 얼마전 일본총선은 38년간 지속된 자민당체제를 종식시키는 대변화를 가져왔다. 대만.중국에서도 저항의 소리가 끊임없이들려온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것이 끊어졌다는 것이다. 변화라면 엄청난 변화인 셈이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바람직스러운 현상일까. 야당이 제목소리를 못내고권위만 높아지는 것이 민주주의의 참 모습일까. 그런 정치구조하에서 과연 참된 사회개혁이 이루어질 것인가.

이번 보궐선거에 임하는 대구시민은 이 질문에 대해 새로운 용단을 내릴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리하여 우리의 정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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