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계파갈등 안팎

박철언.김종인의원석방요구안 표결처리에서 반란표가 나와 계파간의 갈등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던 민자당의 당내 파문은 수뇌부의 진화방침에 따라 일단락되는 모습을 띠고 있다.그러나 정가에서는 수뇌부의 이같은 방침에도 불구, 민자당은 내년 전당대회에 이르기까지 간헐적으로 꾸준히 계파간 갈등의 파고가 높아졌다 낮아졌다하는 난조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물론 잠복되어 내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민정계의 불만이 조만간 가시적인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계파간의 불신과 반목의 골이 더욱 확대된 만큼 다시 수그러든 불씨가언제라도 다시 타오를 개연성은 충분하다.

정가가 특히 민자당의 향후 전망을 불투명하게 내다보는 주요 이유중의 하나는 당대표를 뽑는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계의 몸동작이 상당히 빠른모습으로 나타나고 있기때문이다. 오히려 김윤환.이한동의원등 민정계중진들은 여전히 열중쉬어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사실과 대조된다 하겠다.이와관련 정가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대목은 최근 민자당의 저변에 흘렀던이상기류의 진원지가 민주계라는 사실이다. 민정계가 당내 분란의 원인제공자가 아니고 민주계가 당을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지금 당이 시끄러워진데는 근원적으로는 민정계인사들의 박탈감과 소외의식이 작용했지만 직접적으로는 유성환.최형우의원의 발언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이 적잖다.

정가도 왜 이 시점에서 민주계인사들이 당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느냐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일단 두의원의 발언이 내년 전당대회에서의 당대표 선임문제와 또 당정개편인선문제와 직접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데 시각을 같이하고 있다.

우선 유의원도 표면상으로는 [문민시대에는 민주인사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지만 민정계를 사실상 대표하고 있고 민주계의 당내 헤게모니 장악에 가장 부담을 주고 있는 김윤환의원을 집중적으로 견제하고 상처를주려는 의도가 다분히 감추어져 있다는 느낌이 물씬 든다는 얘기들이다.김윤환의원의 전력공격배경을 묻는 질문에서 유의원도 [김의원이 국무총리등당정의 간판에 중용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아 그렇게 했다]고 스쳐가는 말로자신의 의중을 내비친 적이 있으며 특히 [민정계내에도 정석모의원이나 이한동의원같은 좋은 사람도 많지 않느냐]며 민정계 중진들을 차별화한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는 지적이다.

유의원의 발언에 대해 정가에서 즉각 차기대표자리를 노리고 맹렬히 뛰고 있는 최형우전사무총장과의 연계설이 나온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최전총장의 23일 MBC토크쇼에서의 차기당대표자질론의 발언배경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왔다고 바라볼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자리에서 [차기 당대표는역사에 투철하고 국민이 존경하며 개혁정치를 앞장서 끌어가야 하는 인물]이라며 사실상 김종비대표의 연임을 노골적으로 거부하는 얘기를 꺼내 파문을던져주었다.

최전사무총장의 발언도 엄밀히 따져보면 차기당선임대표문제와 관련된 사항이라는게 정가의 지배적인 견해다. 여기서 최전총장이 대표자질로 꼽은 항목을 분석해보면 차기당대표는 민정계출신이나 현재의 김대표는 배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깔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는 얘기가 일반적이다. 민주계나 민주계에 적극동조하는 인사를 뽑아야 한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강변하고있는 셈이다.

그러나 차기당대표와 관련한 민정계의원들의 입장은 확고한 편이다. 민주계인사들중에는 당대표를 맡을 인물이 없으며 최전총장은 절대로 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아래 대통령도 최전총장을 마음에 두지 않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하고 있다.

지역의 모의원은 [두사람의 발언배경에는 차기당대표를 민정계에게 주지않고자파인물및 자파추천인사로 교체, 집권중반기이후의 중요한 시점을 완전 장악할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한뒤 [그러나 현재 민주계에는 당대표를 맡을 인물이 없다]며 [무리를 하다가는 당이 시끄러울것]이라고말했다. 이인사는 민주계출신중에서 황낙주국회부의장을 시킨다면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차기 당대표를 놓고 각계파, 민정중진들간의 입장차가 확연한 현 당내 사정을 감안 김대통령이 어떤 절묘한 수를 던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