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다중방송의 국회

*이기택대표이하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있다. 의원들이라고 번번이 주지육림의 성찬을 들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소찬의 점심이 진사처럼 여겨짐은 웬일일까. 의정사 통틀어 몇번 있을까 말까한희귀례이기 때문일게다. *기계적인 젓가락 놀림과 굳은 표정의 저작모습이 아무래도 예사 식사장 분위기와는 다르다. 이대표의 이른바 신노선을 싸고 당나분란이 일고 있다는 풍설탓인지, 같은 도시락 밥을 먹어도 동상이몽, 입맛은개운찮을 것 같다. *민자당쪽은 어떤가. 총리답변이 늘어지자, 하나둘 자리를 떠 정족미달상태가 됐다. 급기야 사회를 보던 이만섭의장이 방송을 통해의원들의 본회의 참석을 독려하라고 즉석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들으나 마나한 답변에 있으나 마나, 자리를 떴을테지만 {개혁시대의 국회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받아야 했다. *민자당은 국회질의에서 3파2색의 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민주계는 야당에 버금할만치 국정을 질타했고, 민정.공화계는 개혁을 넌지시 비판했다는게 그 골자다. 걸핏하면 항명이요, 중징계로 다스렸던 과거의 여당체질에 비춰 엄청난 변화다. 총재의 {학성}일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지난날과 비교된 때문이다. *민주당의 도시락 점심이나, 민자당의 당나 {다중방송}은 오늘의 국회상을 촌탁할 수 있는 외형상의 변화라하겠다. 잡다한 이웃들이 군거하는 다세대주택을 연상케하는 국회라면 결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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