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열린 한.일 두나라의 정상회담은 양국관계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역사적 시발점이었다.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과거사를 매듭짓고 미래지향적인 공존의 선린관계를 다진것은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 현실적으로도 엄청난뜻을 지닌것으로 평가된다.우선 양국관계에서 최대 걸림돌이 되어온 과거사문제에 대한 호소카와(세천호희)총리의 솔직한 사과에 호감이 간다. 일본역대정권은 {유감과 반성} {불행했던 과거사} {통석의 념}등 다분히 수사적인 표현으로 우리의 사과요구를그때 그때 미봉해온게 사실이다. 그런데 호소카와총리는 [참을수없는 고통을강요당한데 대해서 가해자로서 깊이 반성하며 진사드린다]고 강도높게 사과했다. 더나아가 창시개명과 위안부.노동자 강제연행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진사하는등 구체적인 사안을 적시한것은 획기적이라 할만하다.이제 남은 과제는 사과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한.일양국이 어떻게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느냐는 것에 귀착될수밖에 없다. 과거사문제의 경우만해도 김영삼대통령은 정부차원의 보상은 요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일본스스로가 굴절된지난역사에 매듭을 짓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유력지들이 [지금부터는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안처리가 잘못되면 큰 기대가 큰 실망으로 바뀌어 {미래지향적 관계}가 구호로 끝날 위험성이 있다]고지적한 대목을 주시하고자 한다.
이밖에도 일본은 경제협력면에서 한국과 동반자관계임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주지하다시피 한국의 대일무역역조는 극한상황에 놓여있다. 65년 수교이래현재까지 7백억달러가 훨씬 넘어섰고, 올들어서만도 64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은 지나친 수입규제를 완화하고 과감한 기술이전과 함께 관세장벽을 제거하는등 구체적인 무역역조를 시정함으로써 보다 전향적이고 우호적인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만약 이같은 후속조치가 따르지않는다면 호소카와의 발언도 구두선으로 그치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또 한.일양국과 북한간의 삼각관계에 있어서도 일본은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기를 당부하고자한다.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 국제적인 제재조치까지 가지않도록 대화를 통한 설득에 공동보조를 맞춰야하고, 특히 {핵문제 해결없이는북한과의 수교는 없다}는 기본입장을 견지하기 바란다. 우리 정부 역시 이제는 과거처럼 정치논리에 지나치게 의존하지말고 경제협력문제는 순수한 경제논리의 바탕위에서, 외교문제는 외교적인 논리에 근거하여 추진하는 의연한자세를 보야야 할 것이다. 말만이 아닌 행동과 실천으로 한.일양국간에 새로운 전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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