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무태조야동 주민센터 앞 느티나무 아래에는 작은 길거리 도서관이 하나 있다. 소장된 책은 550여 권. 도서관이라고 해서 번듯한 건물은 아니다. 가로 1m, 세로 2m 규모의 책장에 책이 100여 권 정도 꽂혀 있는 말 그대로 길거리 도서관이다. 도서관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대여'반납을 위한 장치도 없다. 왜냐하면 반납 기간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왕버드나무 도서관'이라 명명된 이 도서관은 지난해 11월 이헌태 북구의회 의원의 건의로 설치됐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 150만원이 들었고, 책은 매일신문에서 기증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우연히 지인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독일에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길거리 도서관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면서 "서변동 지역에는 공공도서관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가는 주민이 많고 관리하기 쉬운 주민센터 앞 느티나무 아래를 설치 장소로 선택했다.
이 도서관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 6개월 동안 450여 권이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장대윤 무태조야동 동장은 "한 번에 꽂을 수 있는 책은 100여 권 정도로 하루 3, 4권씩 주민들이 가져가고 있어 한 주에 두 번씩 책을 채우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기증한 책도 100여 권에 이르고, '덕분에 책을 잘 보았다'는 메모를 남기는 주민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도 제2, 제3의 길거리 도서관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서변동 유니버시아드 레포츠센터에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열 예정인데 조야동에는 아직 계획이 없어 무태조야동 민원분소 앞에 길거리 도서관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작은 도서관이 지역 내 독서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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