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가 흔들려 잠에서 깼습니다. 2016년 경주 지진이 떠올랐어요."
경주시 문무대왕면에 사는 한은숙(47) 씨의 얘기다.
30일 오전 4시 55분 경주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경주에서는 2016년 9월 국내에서 역대 최대인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탓에, 다수 경주시민은 이날 지진 발생 직후 "2016년 악몽이 떠올라 불안했다"고 호소했다.
대구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지진이 발생한 지점은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입천마을 복지회관 일대(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다. 2016년 역대 최대 규모 지진이 일어났던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 화곡저수지와는 직선거리로 21㎞ 가량 떨어진 곳이다.
문무대왕면 등 진앙지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경주 도심에서도 이날 강한 진동을 느꼈다. 경주시 황성동에 사는 장성재(43) 씨는 "아파트 바닥이 울렁거리는 느낌이 나 잠에서 깼다"며 "이내 긴급 재난문자 경고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지진 발생 때보다 흔들림이 컸기에 지인들과 단체 카톡을 통해 여진이 있을지, 대피를 해야 할 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이날 지진은 올해 발생한 지진 가운데 지난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의 지진에 이어 2번째로 규모가 컸다. 육상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하면서 긴급재난문자가 전국에 발송됐다.
이번 지진으로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소방본부에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유감신고 54건이 접수됐지만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대구에서도 유감신고 13건만 들어왔다.
경주에 있는 월성원전과 경주방폐장에서도 지진으로 인한 안전 관련 특이사항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월성 1·2·3 발전소에서 지진계측값이 최대 0.0421g(월성 1호기 기준)로 계측됐으나, 발전소에 미친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월성본부 측은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는 정상 운전 중이며 절차에 따라 설비 안전 점검을 수행하는 한편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도 "지진 발생 즉시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특이 사항은 없었다"며 "방폐장 1단계 동굴 처분시설과 지상지원시설 등 주요시설물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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