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천재'로 불리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미스터 두들(본명 샘 콕스)의 대규모 개인전이 최근 경주 플레이스씨에서 개막했다. 밑그림 없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빼곡하게 그림을 채워나가는 그의 경이로운 '두들 랜드'를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작업 세계 조망하는 160여 점 전시
영국 켄트 출신의 미스터 두들은 어린 시절부터 노트 여백을 빼곡히 채우던 낙서를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발전시켜, 화면 전체를 선으로 덮는 '두들 아트'를 확립했다.
1994년생의 작가는 글로벌 아트 플랫폼 '아치(Artsy)'가 선정한 '30세 미만 가장 성공한 작가'에 이름을 올린 바 있으며, 아디다스, 삼성전자 등 글로벌 브랜드와 잇따라 협업하기도 했다. 그의 작업은 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20만명에 이르는 세계적인 스타 작가로 자리 잡았다.
이번 전시는 복합문화공간 플레이스씨의 최상원 회장과 작가의 오랜 인연으로 마련됐다. 최 회장은 2019년 초 미스터 두들의 작업을 처음 접한 뒤, 도쿄·교토, 홍콩 개인전 등 주요 전시를 직접 찾아다니며 작가를 응원해왔다. 최 회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스터 두들 컬렉터 중 한 사람으로, 작가와 컬렉터로 시작된 관계가 7년에 걸쳐 이번 전시로 결실을 맺게 됐다.
전시에서는 플레이스씨 소장품 90여 점과 신작 70여 점 등 총 160여 점을 통해, 작가의 작업 세계를 시기별로 조망한다.
◆전시장 벽·창문 등에 직접 작업
과연 낙서는 회화가 될 수 있을까. 낙서는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 그는 왜 '낙서 천재'로 불릴까. 세계 미술계는 왜 미스터 두들을 주목할까. 이번 '두들 경주 전(展)'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전시다. 전시장 야외부터 실내까지, 미스터 두들이 손끝의 낙서 하나로 만들어 온 세계가 펼쳐진다.
그의 작품은 작업 방식부터 독특하다. 계획 없이 펜을 들어 한 번에 그려나가는데, 한 치의 망설임 없는 모습으로 빈 공간을 속속 채워나간다. 이처럼 수많은 캐릭터와 상징물, 선과 점들이 빼곡하게 맞물려 화면을 완성하는 세계를, 작가는 '두들 랜드'라 부른다.
그에게는 모든 공간과 사물이 도화지가 된다. 캔버스를 넘어 벽과 가구, 자동차, 심지어 자신이 사는 집도 '두들링'(낙서)의 배경이 됐다.
이번 전시에서도 전시장 벽을 가득 채운 대형 작품 25점을 볼 수 있다. 미스터 두들은 전시 개막 닷새 전부터 경주에 머물며 전시장 벽과 창문 등에 직접 작업을 이어왔다.
전시장 내 노란색 벽에 그린 그림은 작은 캔버스 속 그림과 이어지며 하나의 거대한 작품으로 완성됐다. 관람객들은 소파와 조명, TV는 물론 3개 벽면이 두들로 채워진 방에 들어가 '두들 랜드'를 가까이에서 느껴볼 수도 있다.
특히 작가 자신을 빼닮은 2.7m 크기의 야외 조형물에 그려넣은 드로잉은 벌써부터 '포토존'으로 각광 받고 있다.
◆변화 시도한 신작들도 전시
흑백의 선(線) 드로잉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은 최근 색으로 확장하고 있다. 선과 선 사이의 면을 강렬한 원색이나 그라데이션으로 채우고, 한 가지 색만으로 거대한 화면 전체를 끌고가는 등 색을 다루는 방식의 작업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 잡았다.
전시장에서도 색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거나 페인트 붓을 사용해 선을 굵게 나타내는 등 최근 그가 변화를 시도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한편 전시 기간에는 참여형 연계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10인 이상 단체 예약제로 운영되는 '두들 항아리 그리기'는 초벌한 항아리 위에 미스터 두들처럼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보는 프로그램이다. '두들 탐험대'는 작품을 세심히 관찰하며 활동지 속에 제시된 그림을 찾아내는 빙고 게임이다.
최유진 플레이스씨 대표는 "천년의 시간이 쌓인 경주에서 가장 자유로운 형태의 동시대 예술을 만나는 건 각별한 기회라 생각한다"며 "경주가 지닌 역사성과 동시대 예술을 연결하는 프로그램들을 계속 선보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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