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역 기반 커뮤니티 당근의 동네친구 모임 일정 개설이 전월 같은 기간보다 70% 늘었다. 당근이 23일 공개한 연휴 모임 데이터에서다. 고향으로 가는 발길이 줄어든 자리를 추석 동네모임이 메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 20일 내놓은 통행실태 조사를 보면 올해 추석 총 이동인원은 3천93만명으로 지난해보다 3.5%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 연휴 나흘, 지난해보다 사흘 짧아졌다
올해 추석 공휴일은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이다. 일요일인 27일을 합쳐 연휴는 나흘이다. 26일이 토요일과 겹치지만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상 대체휴일은 일요일과 겹칠 때만 인정돼 추가 휴일은 없다. 지난해 최장 7일이던 연휴가 사흘 줄었다.
28일 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도 무산됐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지난 22일 "임시공휴일 지정은 그때그때 경기 상황과 여론 등을 골고루 살펴 정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28일을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거나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20일 발표한 휴무 실태조사에서도 추석 휴무를 하는 기업의 76.5%가 나흘만 쉬었다. 왕복 이동에만 이틀이 드는 청년들이 귀성을 접는 배경이다.
◆ 20대·30대 절반만 "가족 만난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15일 내놓은 추석 명절 모임 조사를 보면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나겠다는 응답은 63%였다. 지난해 추석(68%)보다 5%포인트 낮다. 따로 사는 친척을 만나겠다는 답은 47%로 3%포인트 더 떨어졌다.
세대 차이는 더 선명하다. 같은 조사에서 20대와 30대는 각각 52%만 가족을 만나겠다고 답했다. 40대 이상이 65%를 넘는 것과 대비된다. 30대의 64%는 떨어져 사는 친척을 아예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추석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 명절을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본다는 응답은 43%였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휴일로 여긴다는 답도 37%로 전년보다 5%포인트 올랐다.
◆ 당근모임 이용자 40%가 2030, 오프라인 일정 106% 증가
당근이 지난 7월 공개한 상반기 커뮤니티 결산을 보면 모임 안에서 만들어진 오프라인 일정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늘었다. 참여 후기는 191% 급증했다. 당근모임 월간 활성 이용자는 상반기에 1천만명을 넘어섰다.
이용자 구성을 보면 20대가 14%, 30대가 26%로 청년층이 40%를 차지한다. 40대는 27%, 50대는 23%다. 지역별로는 경기 27%, 서울 17%, 경남 6% 순으로 수도권 쏠림이 뚜렷하다.
연휴 당일 모임도 열린다. 추석 당일 외식 파티원 모집, 보드게임 번개, 한강 야간 러닝 같은 일정이 개설 몇 시간 만에 정원을 채우고 마감됐다. 서울 신림동, 연남동 등 청년 1인 가구 밀집지에서는 각자 전이나 간편식을 가져와 나눠 먹는 자리도 만들어졌다.
◆ 편의점 명절 도시락 60.5%가 원룸촌에서 팔렸다
혼자 보내는 연휴의 식탁은 편의점으로 옮겨갔다. BGF리테일이 23일 공개한 입지별 매출 분석을 보면 CU의 명절 연휴 도시락 매출 가운데 원룸촌·오피스텔 등 1인 가구 상권 비중이 60.5%였다.
피앰아이가 지난 21일 발표한 추석 연휴 인식 조사에서는 집에서 쉬겠다는 응답이 59.6%로 1위였다. 지난해보다 3.6%포인트 높다. 20대는 지인 모임(17.9%)과 취미활동(21.4%) 답변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통계청 장래가구추계로는 올해 1인 가구는 836만 가구, 전체의 37.0%다. 주민등록 기준으로는 지난해 말 1천27만2천573가구로 전체의 42.3%에 이른다. 청년 자취촌인 서울 관악구는 1인 가구 비율이 63.7%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 "느슨한 연결"인가 "고립의 가림막"인가
반론도 있다. 가족학·사회복지 쪽에서는 명절 공동체가 해체되면서 독거 청년의 고립감이 오히려 깊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근이 2024년 결산에서 집계한 모임 재참여율 62%는 관계가 이어지는 근거인 동시에, 나머지는 한 번으로 끝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행정 대응은 이미 시작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달 11일부터 27일까지를 추석 물가 안정 및 공동체 나눔 주간으로 정했다. 관악구는 고독·고립 위험 1인 가구 165명에게 사물인터넷 기반 비상돌봄을 가동했다.
당근이 공개하지 않은 것도 있다. 동네친구 모임 개설 건수의 절대치는 비공개여서 증가율만 확인된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지난 23일 "명절 모임이 줄어드는 것은 가족 의례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규범이 약해진 영향"이라고 짚었다. 이어 "개인의 시간을 중시하는 경향과 세대 간 갈등을 피하려는 태도가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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