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연휴에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응답이 2.8%로 지난해(5.7%)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21일 공개한 추석 연휴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다. 장거리 이동이 빠진 자리는 2박 3일짜리 도심·근교 추석 호캉스가 채웠다. 다만 정부가 푼 숙박할인쿠폰 8만 장은 전부 비수도권 전용이다. 서울 도심에서 쉬기로 한 사람들은 평소의 두 배를 넘는 객실료를 그대로 떠안게 됐다.
◆ 연휴 나흘, 대체공휴일은 0일
올해 추석 공휴일은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이다. 27일 일요일을 붙여도 나흘에서 끝난다. 연휴 마지막 날이 토요일과 겹칠 때는 대체공휴일이 적용되지 않는다.
나흘은 장거리 해외여행을 감당하기엔 짧다. 하나투어가 22일 집계한 추석 기획여행 예약에서 중국·일본·동남아 비중은 90%에 달했다. 장거리 노선은 사실상 사라졌다.
◆ 국내 숙박의 60%가 2~3박, 평균은 1.8박
호텔스닷컴이 지난달 말 내놓은 추석 여행 트렌드 조사를 보면 국내 숙박 검색 중 2~3박 일정 비중이 60%였다. 지난해 같은 조사의 50%에서 10%포인트 올랐다. 실제 평균 숙박 기간은 1.8박에 그쳤다. 해외여행 평균(2.5박)보다 짧다.
짧아진 대신 숙소 등급은 올라갔다. 같은 조사에서 검색된 숙박 일수 가운데 4·5성급 호텔 비중이 60%를 넘었고, 이 중 4성급만 43%를 차지했다. 멀리 가지 않는 대신 좋은 방에서 이틀을 보내겠다는 선택이다.
출발일도 앞당겨졌다. 트립닷컴 그룹이 21일 발표한 아시아 가을 연휴 여행 분석에서 연휴 전날인 23일 출발 이용객은 24일보다 5% 많았다. 연차를 하루 붙여 이동 시간을 벌어둔 것이다. 호텔스컴바인·카약이 이달 초 내놓은 검색 데이터에서는 1인 투숙 비중이 6%포인트 늘었다.
◆ 설악 리조트 95%, 부산·제주 특급 90%대
이랜드파크가 23일 집계한 사업장별 예약 현황에서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의 연휴 평균 예약률은 95%, 설악비치는 92%였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부산·제주권 특급호텔 3곳도 추석 당일 예약률이 90%를 넘겼다. 연휴 후반인 27일도 80%를 웃돌았다.
도심도 비었던 적이 없다. 서울 명동 일대 비즈니스·부티크 호텔 예약률은 80~86%를 기록했다. 티맵모빌리티가 19일 내놓은 명절 목적지 빅데이터에서 추석 연휴 서울 문화·관광시설 목적지 설정 건수는 90.7% 늘었다. 귀성길 대신 도심에 머무는 인구가 늘었다는 뜻이다.
호텔들도 이 수요에 맞춰 상품을 바꿨다. JW 메리어트 서울과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장거리 이동 대신 휴식을 택한 투숙객을 겨냥해 OTT 결합 상품과 키즈 전용 프로그램을 내놨다.
◆ 25만9000원 방이 62만2001원…쿠폰은 비수도권만
가격은 다른 얘기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 더글라스 하우스의 1인 호캉스 패키지는 평시 25만9000원이지만, 연휴 기간 예약가는 62만2001원으로 고지됐다. 두 배를 훌쩍 넘는다.
객실이 모자란 배경에는 외국인이 있다. 서울시가 19일 내놓은 관광통계 추산에서 올해 1~7월 서울을 찾은 외국인은 983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늘었고, 7월 한 달만 161만 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도심 주요 특급호텔의 추석 외국인 투숙 비중은 최고 90%에 이른다. 내국인용 명절 특가를 크게 풀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정부 지원도 비켜간다. 한국관광공사가 22일 공고한 숙박세일 페스타는 14만 원 이상 연박 예약에 최대 7만 원을 할인해 주지만 서울·경기·인천은 대상에서 빠졌다. 쿠폰 8만 장은 전부 비수도권 몫이다.
◆ 3년간 숙박 분쟁 6224건, 65.5%가 위약금
값을 치르고 예약해도 끝이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6월 온라인 숙박 예약 피해예방주의보를 내며 공개한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숙박 계약 피해구제 신청은 6224건이었다. 지난해만 2662건으로 전년(1919건)보다 38.7% 늘었다.
신청의 72.8%인 4531건이 온라인 중개 플랫폼 건이었고, 원인 1위는 계약해제·위약금 과다 청구로 65.5%(4079건)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44.3%인 1806건은 '환불 불가' 상품의 환불 거부였다. 연휴 성수기에 몰려 서둘러 결제한 초특가 객실일수록 취소 통로가 막혀 있다.
호캉스 쏠림을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는 수치도 있다. 한국리서치가 23일 공개한 추석 명절 계획 조사에서 국내외 여행을 가겠다는 응답은 13%로 지난해(29%)보다 16%포인트 줄었고, 여행 계획이 없다는 답은 87%였다. 18~29세의 여행 계획률은 5%에 그쳤다. 호텔로 간 사람은 늘었지만, 다수는 아예 움직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같은 조사에서 추석을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본 응답은 43%로, 화합(45%)과 2%포인트 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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