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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유 수출금지 발언에 EU "나쁜 생각"…설득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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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상반기 미국산 원유·석유 수입 30% 늘린 상황서 날벼락…에너지 시장 충격 우려

2026년 9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바드의 한 주유소에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026년 9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바드의 한 주유소에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유 수출 금지 가능성을 거론하자 유럽연합(EU)이 즉각 반발하며 미국 정부 설득에 나섰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밝힌 경유 수출 금지 방안을 "나쁜 생각"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전쟁으로 치솟은 연료 가격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 이번 주 수출 금지 지지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 별도 행사에서 경유 수출 금지 지지 입장을 밝혔고, 베선트 재무장관이 실효성 검토에 착수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경유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21일 기준 갤런당 6.52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즉각 반발했다. EU 집행위원회 올로프 길 대변인은 "우리는 이것이 나쁜 생각이라고 본다"며 이 계획을 "우려스럽게" 바라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길 대변인은 "공동 시장에 영향이 있는 조치를 취하기 전에 긴밀한 파트너들끼리 서로 상의하는 것을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EU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미국산 경유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진 탓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3∼7월 EU 경유 수입량의 4분의 1이 미국산이었으며, 8월에는 이 비중이 60%를 넘었다. EU의 미국산 원유·석유제품 수입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30% 늘었고, 가스 수입은 18% 증가했다.

EU는 2023년 초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전면 금지한 뒤 중동과 미국으로 수입선을 전환했다. 홍해 인근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이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최근 가동을 멈추면서 미국산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 상태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전면적 수출 금지는 없을 것이라며 자발적 방식의 제한적 조치를 시사했다. 그는 유엔총회 부대행사에서 "국내 가격 흐름을 바꾸면서도 세계 시장에 공급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트 장관의 발언이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일부 업계 로비스트들은 정유사 간 수출 제한 조율이 반독점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유럽에 경유를 수출하는 반면, 유럽은 미국에 휘발유를 수출하는 구조여서 유럽이 보복성 휘발유 수출 금지로 맞대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수입 의존도가 높은 미국 북동부 지역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유가 부담을 줄이려는 정치적 선택이지만, 정유 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역효과 우려로 글로벌 석유화학·정유 시장의 정제마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은 아직 경유 수출 통제에 관한 구체적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 EU 각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수출 통제 조치를 자제토록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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