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복통 환자가 몰리는 가운데 급성 담낭염 환자가 2024년 4만8632명으로 10년 새 61%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6월 공개한 급성 담낭염 진료 현황에서다. 2014년 3만124명에서 1만8천여명이 불어났다. 단순 체기와 담석 통증을 가르는 것은 무엇을 먹었느냐가 아니라 통증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다. 기름진 식사 뒤 오른쪽 윗배가 쥐어짜듯 아픈 증상이 6시간을 넘기고, 여기에 열과 구토까지 겹치면 담낭 괴사와 천공으로 가는 구간으로 본다.
◆ 담석증 27만7988명, 10년 만에 103% 증가
담낭염의 뿌리인 담석증 환자는 2015년 13만6774명에서 2024년 27만7988명으로 늘었다. 증가율 103%, 10년 만에 두 배다. 2025년 진료 인원은 28만6703명으로 여성이 52%, 남성이 48%였다.
수술도 따라 늘었다. 담석증의 근본 치료인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2015년 5만7553명에서 2024년 9만1172명으로 58% 증가했다. 심사평가원의 연령별 분석을 보면 수술 환자의 52%가 30~50대였다. 환자 1인당 연간 평균 진료비는 2025년 기준 265만원이다.
급성 담낭염의 90% 이상은 담석이 담낭관 입구를 막아 담즙이 고이면서 생긴다. 국내 담석 환자의 53.8%는 담즙 속 콜레스테롤이 과도하게 쌓인 콜레스테롤 담석으로 분석됐다.
◆ 소화제 들고 버틴 다섯 시간… 기준은 통증이 이어진 시간
담석이 일으키는 통증은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오른쪽 윗배나 명치에서 시작해 보통 1~6시간 이어진다. 체기와 달리 트림이나 소화제로 풀리지 않는다. 등이나 오른쪽 어깨로 뻗는 경우도 많다.
오른쪽 갈비뼈 아래를 누른 채 숨을 들이마셨을 때 통증 때문에 숨이 멎는다면 급성 담낭염을 의심하는 '머피 징후'에 해당한다. 발열과 오한, 반복되는 구토가 함께 오면 단순 위장 문제로 보기 어렵다.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석증은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통증이 수 시간 지속되거나 발열이 있다면 급성 담낭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명절 응급센터 복통 1.7배, 구급 출동에서도 복통이 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25일 공개한 2022~2024년 추석 연휴 구급 출동 분석에서는 환자 증상 가운데 복통이 8%로 가장 많았다. 보건복지부가 2024년 2월 발표한 명절 전후 응급의료센터 내원 현황에서도 복통 환자는 평시의 1.7배인 일평균 1963명이었다.
비만치료제 사용도 변수로 걸린다. 2025년 10월 국정감사 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남희 의원실이 공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투약 부작용 의심으로 담석증 560명, 담낭염 143명이 병원을 찾았다. 이 가운데 115명은 응급실로 갔다.
국제 학술지 JAMA 인터널 메디신에 실린 연구에서는 GLP-1 제제를 체중 감량 목적으로 쓸 때 담낭·담도 질환 위험이 2.3배 높았다. 급격한 체중 감량 뒤 명절 고지방식이 겹치는 조합이 담낭에는 가장 나쁘다.
◆ 담석 70~80%는 수술 대상이 아니다
담석이 있다고 모두 쓸개를 떼는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담석증 환자의 70~80%가 무증상이라고 안내한다. 무증상 담석의 연간 증상 발생률은 2~3%, 합병증 발생률은 0.1~0.3% 수준이어서 정기 초음파 관찰이 원칙이다.
예외는 있다. 담석이 3cm 이상이거나 담낭벽이 석회화된 경우에는 담낭암 위험 때문에 증상이 없어도 절제술을 권고한다. 수술 뒤에도 담즙을 농축하는 기능이 사라지면서 환자의 약 30%는 일시적인 설사나 소화불량을 겪는다.
반대로 통증만 가라앉히고 약물 보존 치료로 끝낸 급성 담낭염 환자의 약 25%는 1년 안에 재발한다는 것이 대한외과학회 치료 지침의 설명이다. 담낭 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어 의사가 직접 시행하는 상복부 초음파는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증상 없이 받는 검진 목적 초음파는 비급여다.
◆ 연휴 병의원 3495곳… 경증 환자 권역응급센터 가면 90% 부담
보건복지부는 21일 추석 연휴 나흘간 전국 응급의료기관 416곳을 24시간 가동하고,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을 하루 평균 8294곳 운영한다고 밝혔다. 병·의원과 보건소가 일평균 3495곳, 약국이 4383곳이다. 연휴 중 24일이 1만1781곳으로 가장 많았고, 추석 당일인 25일은 5231곳으로 가장 적었다.
경증·비응급 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하면 응급의료관리료 본인부담 비율이 90%로 오른다. 복지부는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가까운 동네 병·의원을 먼저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 종합병원 외과 전문의는 "오른쪽 윗배 통증이 6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열과 오한이 동반되거나, 구토가 계속될 때, 또는 과거 담석 진단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바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며 "증상을 방치하면 담낭 괴사, 천공, 복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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