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과식 뒤 속쓰림을 호소하는 위식도역류질환 진료인원이 2023년 486만1천482명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의 질병소분류 통계에서다. 환자 수를 끌어올린 것은 중장년이 아니라 20대다. 증상을 키우는 방아쇠는 출근 첫날 빈속에 들이켠 커피 한 잔이다.
◆ 외래 다빈도 질병 7위, 진료비는 5년새 33.2% 늘었다
심평원의 외래 다빈도 질병 통계에서 위식도역류질환은 7위에 올라 있다. 감기 수준으로 흔한 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1년 9월 내놓은 위-식도역류병 진료데이터 분석을 보면 2020년 진료인원은 458만9천명이었다. 2016년보다 39만명, 9.2% 늘었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5천44억원에서 6천719억원으로 33.2% 불었다. 환자가 느는 속도보다 진료비가 뛰는 속도가 세 배 이상 빨랐다.
환자 구성은 여성 쪽으로 기울어 있다. 같은 자료에서 여성 환자는 265만6천명으로 전체의 57.9%, 남성은 193만3천명으로 42.1%였다.
◆ 60대 21.2%·50대 20.7%인데, 증가율 1위는 20대 25%
연령대별로는 60대가 21.2%, 50대가 20.7%로 두 연령대가 전체의 41.9%를 차지했다. 40대는 77만9천명으로 17.0%였다. 명절 직후 내과를 찾는 급성 위장질환자도 40·50대가 두드러진다는 것이 심평원 집계다.
늘어나는 속도는 다르다. 심평원이 과거 집계한 다빈도 상병 통계를 보면 20대 환자는 31만2천39명에서 38만9천162명으로 24.7% 늘었다. 같은 기간 30대는 11%, 40대는 7% 증가에 그쳤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20대가 전 연령대 1위다.
배달음식과 커피 소비가 몰린 세대가 그대로 환자 통계에 찍힌 셈이다. 환자 수는 중장년이 많지만, 저변은 청년층에서 넓어진다.
◆ 빈속 커피가 하부식도괄약근을 연다
위산 역류는 위와 식도 사이를 막는 하부식도괄약근이 느슨해질 때 생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4년 4월 건강 웹진에 실은 소화기 질환 정보를 보면 커피의 카페인은 이 근육의 압력을 직접 떨어뜨린다. 공복에서는 흡수가 더 빠르다.
역류성 식도염을 보는 한 공공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같은 웹진 기고에서 찬 음료를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커피의 카페인 성분 또한 위산 분비량을 늘려 역류질환을 유발하므로 역류성 식도염 환자라면 더더욱 피해야 한다"고 짚었다.
연휴 내내 기름진 음식과 술로 위 배출이 늦어진 상태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들어가면 조건이 겹친다. 명치 통증과 목 작열감이 출근 첫날 아침에 몰리는 이유다.
◆ 제산제는 중화일 뿐, 끊으면 1년 내 60% 재발
속이 쓰릴 때 약국에서 사 먹는 일반 제산제는 이미 나온 위산을 잠시 중화할 뿐이다. 대한소화기학회 약물치료 지침은 위산 분비 자체는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을 근본적 한계로 짚는다. 장기 복용하면 위 속 세균 증식과 반동성 위산과다를 부른다는 경고도 같은 학회에서 나온다.
처방약도 임의로 끊으면 되돌아온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임상진료지침은 약물 치료를 중단했을 때 1년 안에 약 60%가 재발한다고 본다. 대한소화기학회는 치료 후 재발률을 80%에 가깝게 본다.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의 1차 권장 투약 기간은 4~8주다. 1년 넘게 이어지면 칼슘·마그네슘 흡수가 방해돼 골다공증 위험이 보고된다는 코호트 분석도 있다.
약 시장 자체가 바뀌는 중이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 집계로 2026년 1분기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3세대 P-CAB 계열 점유율은 28%를 기록했다. 기존 PPI는 48.5%로 처음 절반 아래로 내려왔다. 올해 4월 P-CAB 신약 한 품목의 원외처방액은 208억원으로 전체 1위에 올랐고, 다른 국산 P-CAB은 5월 75억5천176만원을 처방했다.
◆ 우유는 오히려 독, 식후 2~3시간·침상 15cm
속쓰림에 우유를 마시는 대응은 권장되지 않는다. 우유의 단백질과 칼슘이 가스트린 분비를 자극해 2차 위산 분비를 부른다는 것이 대학병원 소화기내과의 지적이다. 순간 완화가 뒤이은 악화로 돌아온다.
생활 수칙이 약보다 앞선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식후 최소 2~3시간은 눕지 말라고 권한다. 중력으로 위 내용물이 내려갈 시간을 벌라는 것이다. 미국소화기학회 가이드라인은 잘 때 침상 머리 쪽을 15cm 높이고 왼쪽으로 눕기를 함께 제시한다. 체중을 10% 줄이면 증상이 2배 이상 완화된다는 국내 대학병원 임상 자료도 있다.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4일 "명절에 식사량이 급증하면 평소 없던 소화기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휴가 끝난 뒤에도 소화불량이 계속되면 과식 탓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진료를 통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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