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이란의 경제 명줄을 쥔 핵심 변수로 부상하며 미중 패권 경쟁의 새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은 단순한 미·이란 양자 충돌을 넘어섰다. 중국은 이란과 직접 교전하지 않지만, 경제·기술·외교 분야에서 이란과 맺은 긴밀한 연계가 워싱턴의 전략과 전쟁 수행 능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이란 전시 경제의 핵심 버팀목이다. 전쟁 전 이란은 중국 전체 원유 수입의 13~14%를 공급하는 최대 원유 공급국이었고, 중국은 분쟁 내내 테헤란의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쟁 이전 기준으로 중국은 이란 원유 수출의 최대 90%를 흡수하며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을 수입했다.
이 같은 원유 구매는 미국 주도 제재 속에서도 이란에 핵심 수입원을 제공해 왔다. 서방 금융 시스템에 덜 노출된 중국의 독립계 정유사들이 이 거래에서 특히 큰 역할을 했다.
워싱턴은 이란산 원유와 민감 기술에 연루된 중국 기업·거래상·물류망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이란 지원은 에너지에 그치지 않는다. 이란은 2021년부터 중국의 위성항법 시스템 베이더우(BeiDou)를 도입했으며, 이 시스템은 이란의 미사일 타격을 유도하고 미군 배치 동향 감시에도 활용됐다.
전쟁은 중국의 에너지 안보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26년 8월 중국의 해상 원유 수입량은 하루 약 714만 배럴로, 전쟁 전 평균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중동 분쟁이 확산하면서 유가는 3월 9일 장 개장과 함께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연초 60달러 수준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전쟁이 길어지는 것은 중국에 부담이지만, 이란의 전략적 패배를 마냥 반길 수도 없다. 이란은 단순한 원유 수출국이 아니라 중국이 군사동맹 없이 서아시아 전역에 경제·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구축한 관계망의 핵심 고리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란의 석유·가스 분야와 교통 인프라에 4000억 달러(약 560조 원)를 투자하고 25년간 원유를 공급받기로 한 약속도 전쟁으로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은 휴전 협상 과정에서 이란을 상대로 중재자 역할을 수행했고, 시진핑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산 원유 구매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외교전문지 모던 디플로머시는 "중국은 대이란 영향력을 모두 소진하지 않은 채 필요한 외교력을 발휘해 미국과 이란이 인정하는 중재자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애런 글래서먼 연구원은 "이란은 중국을 필요로 하지만, 중국은 이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이란 분쟁은 에너지·제재·기술·해상 안보, 나아가 중동의 미래 세력 균형을 놓고 미중 두 강대국을 정면 경쟁 구도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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