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정일화(3) 대구.경북 어떻게 됐나-경제권

정치권에 있어서 대구.경북의 위상이 오그라들면서 지역 경제계의 목소리도예전만은 못하다. 비리조사의 표본으로 상당수 지역 정치세력이 된서리를 당한 만큼의 드러난 변화는 찾기 힘들지만 기댈 언덕을 잃은 탓에 의기소침하다."얼마전까지만해도 청와대나 국회.행정부 할것없이 어딜 가더라도 조금만 발버둥치면 소위 {줄}을 이을수 있었다. 물론 만난다고 만사형통은 아니었지만전후사정은 듣고전하는 정보채널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이젠 어딜 가더라도 쉽게 만날 사람이 없다"크고작은 문제가 생길때면 곧잘 애용하던 이른바 비공식루트가 막혀 버렸다는 얘기다.

경제정책수립이나 각종 지원절차상의 공식루트보다는 혈연.지연.학연을 비롯한 인맥을 즐겨찾던 대구.경북으로서는 답답하고 불편한게 이만저만이 아니다.게다가 과거 정부의 권력핵심부와 그런대로 친분을 유지하던 일부는 행여 불똥이 튀지는 않을까도 걱정해야할 처지다. 물론 지역 경제계 모두가 그런건아니다.

권력핵심부는 말할것도 없고 그 언저리도 넘보지 못하던 대다수 지역 업계는줄이 막혀 답답할리도, 사정.개혁의 불똥을 겁낼리도 없다.지난해 토건도급한도액 1백9억원으로 지역 22위를 차지한 중견업체 남경건설사장과 현직 금융기관 지점장의 뇌물관련 구속은 지역 경제계를 초긴장상태로몰고갔다.

사실 건설업체 대표가 무슨 명목이든간에 쇠고랑을 차기는 지역에서는 처음있는 사건이었고 현직 은행지점장의 구속도 이례적이었다.

새정부의 사정.개혁바람이 각계각층으로 확산되면서 나라전체 경제계에 자숙바람이 불었지만 지역 기업인은 이사건이후 몸사리기에 바빠졌다. 평일의 골프장이나 룸살롱등 고급 유흥업소는 아예 근접할수 없는곳이 됐고 관청이나금융가 주변에의 나들이도 줄어들었다.

기업인의 몸조심은 괜한 눈총을 피한다는 심리적 차원을 넘어 현실의 문제로대두됐다. 최근 중소기업육성책으로 마련된 중소기업구조개선 자금 배정에서기업인의 경영자세가 지원의 주요 판단요소로 작용한데다 금융대출에서도 정도를 벗어난 기업인은 배제하겠다는 방침이 전해지고 있다.기업인의 몸사리기는 당연히 기업우선의 의식전환으로 이어졌다. 골프를 치는 시간에 근로자와 함께 땀흘리고 고급술집을 찾는 돈으로 재투자를 한다는의식전환과 이의 실천은 사정의 긍정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그러나 여타지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지역 경제계는 개혁바람에 행정.세무.금융기관이 지나치게 움츠리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규정대로 하다간 되는일이 없다는 불만이다. 준공검사 받는데도 예전보다 몇배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 공무원의 몸사리기는 또다른 행정규제라는 비난이다.지역 경제계의 몸조심은 예외가 없다.

본인들은 극구 부인하지만 제2기 의장단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김홍식.문대식 두 지방의원의 행보는, 이들이 지역에선 손꼽히는 재력가란 점에서 색다른시각으로 조명되기도한다.

삼성자동차 유치건도 개혁의 차원에서 전망하는 이가 많다. 과거 정부와의약속을 과연 지켜줄까 하는 의구심이다.

사정바람이 분 이후 지역경제계엔 새로운 자성이 일고있다. 제 지역은 무시한채 중앙만 바라보며 달려온 풍토를 이제는 고쳐야한다는 반성이다."서울에만 매달리기보단 매사를 지역에서 해결하는 지역 사람의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