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경아의 고민1

지루한 장마속에 무더위가 짜증스럽던 지난 여름방학기간에 전화상담실에서야간근무를 할때의 일이다. 밤11시경 전화벨이 울리기에 수화기를 들었더니어린여학생의 목소리였다. 맑고 밝은 목소리로 미루어 국민학생인 줄 알았는데 중학교 2학년이며 이름은 경아(가명)라고 자신을 밝힌다. 경아의 고민은이러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어느 서클에 가입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기독교를 선교하는 종교모임이었다고 한다. 학교도 기독교에서 설립한 학교란다. 그런데 경아는 절에 엄마따라 가보기는 했어도 자신있게 불교신자라고 하기에는 부끄럽고 그저 절이 좋고, 부처님이 신기하기만하고, 불교에 호감이갈 뿐 불교에 대해서 아는것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요즈음 고민이 생겼다고한다. 들어보니 서클친구들과 모이기만 하면 교회나가자고 하고, 불교 믿으면 지옥가고 예수교 믿으면 천당간다고 하며 불교를 욕하고, 기독교를 하늘높이 치켜세워 유혹한다고 한다. 그리고 더욱 심한 것은 방학직전에는 학교교실에서 공부를 가르치다말고 선생님도 같은 내용의 말을 하며 자기(경아)를 어느 교회에서 만나자고 하니 선생님의 말씀이라 거절도 못하고 고민을 했지만그것보다 더 고민이 되는 것은 교회이야기만 들으면 정신이 산만해지거나,아니면 졸음이 와서 하품이 나오는데 하품을 할수 없거니와 선생님에게 이러한 사정을 말할 수가 없어서 고민고민하다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어른이라도 이런경우 고민이 될것인데 경아에게는 너무나 큰 고민이 되겠다는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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