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로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관우가 장갑차를 타고 청룡도를 휘두르며적진을 돌파하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을까. 장갑차를 만드는 기술이면 총도만들수 있을 것이기에 물론 그럴리는 없다. 공명선생이 거문고를 타고 칠종칠금하던 그 시대에는 그에 걸맞게 역시 수레나 적토마를 탔지 무선 전화가장착된 승용차를 타고 다니지는 않았었다.이말은 어느 시대든 그시대에 맞는 독특한 생활양식과 행동규범이 있음을 뜻하는 것이 된다.
다시말해 관우에 적토마가 어울리듯 오늘의 문민시대에는 그에 맞는 생활양식과 의사결정 방법이 있을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대에 맞는 규범을 몇해전 미국인들이 사고 확률 {나인 제로}(소수점이하 아홉자리:10억분의1)라고 전세계에 자랑하던 우주선이 발사후 곧바로 폭발됐을때 전 미국인이 오열했고 월남전 패배 이상의 국가적 좌절로 받아들였었다.로킷1기의 폭발에 최강국이 넋을 잃었던 것이었다. 이것은 그만큼 현대인들이첨단 기술에 순치됐음을 드러내는 단적인 증좌가 아닐는지.과학자들은 50-60년전 같으면 노벨상을 받을만한 비중 있는 논문들이 요즘은한해에도 수백편씩 쏟아지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이시대는 문민의 시대이자전문기술의 시대인 것이다.
따라서 21세기의 문턱에 접어든 이 시대의 복잡다기한 인간사회를 평범한 상식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기란 이제 거의 불가능한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고속철 지상화 문제도 그렇다.
기술검정없는 대역사 기술립국이니 기술이전이니 기술에 관한 관심이 전례없이 고조됐고 과학고교가 영재의 산실로 선망을 받을만큼 전문 기술을 통한 국가 발전이 시대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요즘이다. 이 판국에 몇조원씩 들어간다는 대역사를 치르면서 충분한 기술상의 검토를 거치지 않는것처럼 보이는(아무래도 대구사람에게는 그렇게 보인다)건설공사 결정과정은 앞서 말한 {장갑차 탄 관우}처럼 어딘지 문민시대에 걸맞지 않게 어색하고 찜찜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상화를 반대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소위 {대구 정서} 또는 조락하는 대구인맥의 반발 정도로 받아들이는듯한 느낌이거니와 이야말로 너무 안이한 발상이 아닌가 싶다.
이 문제의 본질에는 총알처럼 달려 나가는 전철의 소음 공해와 혹여 여기서발생할는지도 모를 전자기 파장의 피해를 두려워하는 인간 본연의 마음이 깔려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2백50만명이 살고있는 도심권을 6M높이의 알루미늄새시 장벽이 가로 지른다면 대구사람의 정서가 아니라고 한들 어느 누가 흔쾌히 받아들이겠는가. 고속전철 건설에 대한 대구사람들의 기본적인 입장은 이 문제를 정치적인 시각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고속전철이 시속 3백KM이상으로 도심을 통과할때 인접지역 주민들에게 어떤영향을 줄것이며 도시의 기능과 미관에는 과연 어떤 효과를 미칠것인지를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시각에서 다루어 달라는것이다.
정치적해결시대 끝나 고속전철은 세계에서도 그리 흔치 않은 첨단 과학 체계인만큼 이의 건설에 앞서 전문가의 광범위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수렴해야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대구시민에 대해서 이런 전문기술적인 설득과정을 생략하고 무조건{대구 정서}라는 식으로만 몰아친다면 이에 대구시민들이 승복 할는지 의문이다.
지상화가 아무런 공해 요인도 유발 않는다는 기술상의 확신이 있다면 이를떳떳이 내세워 시민을 납득 시키라. 그렇지 않다면 재검토해서 재원이 모자라면 이를 조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그래도 안되면 공기를 늦춰서라도 제대로해야할것 아닌가.
이제 정치력으로 모든것을 해결하는 시대는 지났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할때는 서슴없이 전문인의 조언을 받아들일만한 아량이 정치권에서 있어야 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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