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손춘익씨 두번째 소설집 {이런 세상}

교직을 떠나 이태전부터 전업작가로 변신, 현재 포항에서 글쓰기에 전념하고있는 소설가 손춘익씨가 두번째 창작집 {이런 세상}(실천문학사 간)을 냈다.동화작가로 탄탄한 위치를 다지고있는 그가 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손대기 시작한 소설이라는 현장의 문학을 통해 말하고있는 것은 우리사회의 근대화문제다. 그의 소설에 나타나는 전체적 구도는 사회계층구조의 모순상황에 대한 그림으로 볼 수있다. 이같은 그림은 때로는 가진 자의 횡포에 대항하는 가난한 대중의 자기인식으로, 한편으로는 경제개발에 의해 붕괴되어가는 공동체 사회의 전통적 가치에 대한 환기로 완성된다.그의 소설작업은 넓게는 연속적인 역사성에 대한 인식, 좁게는 우리 민족사의 모순에 대한 폭로로 이어지고있다. 이번 창작집에 보이는 중편 {번드기 앞바다}나 {송포리 근황}, 표제작 {이런 세상}등에서도 작가의 소설관을 정확히 읽을 수있다.

어촌을 배경으로 이권을 독차지하려는 소수와 가난한 민중의 대립구조를 통해 민중적 현실의 모순과 열악성을 증언하고있는 작품들이다. 또 다른 소설{그의 출발} {미끼}에서는 교육계의 비리와 교육행정의 난맥상을 노출시킴으로써 수탈과 파괴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치의 필요성을 작가는 말하고있다.그러나 그의 소설이 단선적이고 유형적인 인간파악에 묶여있다고 문학평론가영무웅씨는 지적한다. 고집스러울 만큼 한곳에 집중되어있는 작가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역동적인 삶의 구체화를 이룰때 그의 문학이 좀더 높고 강렬한예술적 성취에 이를 것이라고 충고한다. 창작집을 내면서 작가 손씨는 "가난한 사람들의 끈덕진 삶을 곁에서 지켜보며 증언한 것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도 이같은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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