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적국 미땅 곳곳서 본때보이자 후세인 독려

지난 10월 15일자 뉴욕 타임스에서는 "94년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 나선 6개국중 북한, 이라크, 이란등 3개국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테러지원국(지원국)들이다"라고 전제하고 "미국정부로서는 가능한 한 이들3개국이 월드컵본선진출에 실패할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뒤이어 10월 27일자 워싱턴 포스트에서는 "미국월드컵에 만약 이라크가 출전하게 된다면 미국정부에서는 이라크선수단에게 비자(입국사증)발급을 거부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워싱턴 포스트에서는 그럴 수 있는 가능성으로 "미국과 이라크의 금융취인제한조치를 이유로 비자발급을 거부하려고만 한다면 할수는 있다"고 뒷받침하고 지난 7월 미국 버펄로에서 개최됐던 93년도 유니버시아드에 리비아선수단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때도 미국과 리비아는 국제정치적 마찰로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에서 이같은 기사가 보도되자 이라크의 후세인대통령이 노발대발했다고 한다.

"수단방법을 가리지말고 월드컵최종예선을 통과하라. 그렇게해서 미국땅 이곳 저곳에 이라크국기를 휘날릴 수 있도록 하라. 만약 최종예선을 통과했는데도 미국에서 비자발급을 거부한다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도덕하고 비겁한국가라는 비난을 받게될 것이다"

후세인대통령의 이같은 엄명은 즉각 이라크선수 전원에게 시달됐다. 워싱턴포스트에서 '비자발급거부운운'하는 기사를 보도한 것이 10월27일인데 월드컵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이라크와 일본의 경기가 벌어진 날은 바로 그 다음날인 10월28일이었으며 이때 이미 이라크선수들은 후세인대통령의 엄명을 시달받고 있었다.

많은 스코어차로 일본을 이기기만 하면 월드컵본선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었던 이라크는 그야말로 죽기아니면 살기로 결사적인 경기를 펼친끝에 2대2 무승부가 됐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게 됐으나 이라크에게고마워 해야할 이유는 조금도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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