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대화 나선 여야

극한으로 치닫던 민자 민주 양당이 일단은 머리를 맞대고 원만한 국회운영을위한 시한부 협상에 들어감으로써 국회는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날치기와 폭력에 대한 국민적거부감과 이에대한 정치권의 부담을 의식한 양당이 안기부법개정안의 합의도출을 위한 시한부협상에 들어간것이다.**총무회담**0...여야총무는 3일 세차례의 접촉을 갖고 원만한 국회운영을 위한 양당간이견을 조율.

63빌딩에서의 첫오찬회동에서 김영구민자당총무는 예산안 본회의강행처리는없을것이란 약속을 하면서 그동안 정부여당측이 제의한 안기부법개정안이 모두 유효하며 정치특위에서 계속 논의할수 있다며 협상재개를 제의.또한 민주당이 폐지를 요구하는 반국가단체구성죄에 대한 안기부의 수사권문제는 내년중 다시 다룰수 있음을 밝혀 김대식민주당총무도 찬성.이어 오후2시40분부터 40여분간 이만섭국회의장실에서 3자회동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의장도 여야합의안 도출을 촉구.

**국회의장**

0...평소보다 30여분 늦은 9시30분경 등원한 이만섭국회의장은 전날의 국회파행사태에 큰 충격을 받은듯 침울한 표정. 이의장은 이날 오전 의장실을 방문한 김영구 민자당총무가 전날 황낙주 부의장이 대신 악역을 맡은 것을 겨냥,"의장으로서 사회를 부의장에게 넘기면 자세는 편할지 모르나 마음까지 편안하겠느냐"고 뼈아픈 말을 하자 몹시 불편한 기색.

김총무가 나간뒤 이의장은 민주당의 김태식총무를 불러 "입법부 수장으로서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의 본회의 대국민사과방침을 통보했으나 김민주총무가 돌아간뒤 민주당쪽에서 "혹시 이의장이 날치기를 시도하려는것 아니냐"며의심한다는 얘기가 들리자 몹시 섭섭한 표정.

**민자당**

0...민자당은 3일오전 고위당직자회의를 열고 정국대처방안을 논의, 이날부터의 국회운영을 일단 총무단에 일임키로 결정. 이어 본회의에 앞서 가진 의원총회에서 김종필 대표는 "지난30년간 보아온 국회의 일그러진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고 야당을 우회적으로 비난한뒤 "의원들은 참고 총무단의 지휘에기꺼이 따라달라"고 당부. 김대표는 이어 "어제 본의 아닌 격투가 있었으나여야간에 한번 더 얘기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마지막 협상의 가능성을 시사.

김영구총무는 이날 민주당과의 3차접촉에 앞서 "야당이 어제와 같은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하는 가운데서는 처리를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표명하고 총무접촉후 이날중으로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야당측과 합의.**민주당**

0...민주당은 이날 오전 오후 두차례에 걸쳐 의원총회를 갖고 민자당의 날치기저지방안을 숙의했는데 오후에 민자당측의 협상의지가 전해오면서 협상재개로 원만히 국회를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분위기로 선회.

여당의 날치기를 목도하면서도 이같은 유화적인 원내전략을 택한것은 이번안기부법개정이 무산될 경우 다음에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하에 어떻게든합의를 이끌어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둬야한다는 판단 때문.이기택대표는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자당의 날치기를 실력저지한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국민에게 죄송하다"라며 "여야가 국회에서 극한 대결을 벌이는 사태는 어떠한 경우든 빨리 수습해야 한다"며 원만한 국회운영을 강조.

이자리에서 홍사덕의원은 "최고위원들에게 미안한 얘기지만 국회전략의 일관성과 원만한 대여협상을 위해 전권을 대표에게 일임하자"고 제의한데 이어 조세형최고위원도 "그간 협상전략이 중구난방이 됐다"라며 이에 동조함으로써모처럼만에 소속의원 만장일치로 이대표에게 전권을 일임.

당주변에서는 강경론보다는 합리적인 국회운영을 강조해온 이대표의 태도에비춰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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