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6년 이어온 사제지정 보은

36년전 한점 혈육조차없이 후진교육에만 열정을 불태우다 수업도중 숨진 옛스승을 추모하며 지금까지 매년 묘사를 지내고 묘지관리를 해오며 사제의 정을 나누고 있는 제자들의 모임이 알려져 주위의 칭송을 받고 있다.구미시 인의동 인동중학교 뒷산중턱(속칭 하동골)에 위치한 초라한 무덤.무덤앞에 고백창걸의묘라고 쓰여진 교사비석 하나.당시 철부지 제자들이 상여를 메고 상주가 된채 의롭게 살다가신 선생님을손수 안장했던 애닯은 사연을 담고 있다.

이젠 50세에 가까운 머리 희끗희끗한 제자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와 당시의 모습들을 기억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인동중 1-4회 졸업생들이 시작한 {옛스승 제사지내기}는 총동창회에 알려져14회 졸업생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현재 재학생들까지 선배들의 대를 잇고 있다.

학생들에게 존경과 인기를 한몸에 받다 교단에서 쓰러졌다는 고백선생. 1.4후퇴때 단신으로 월남후 당시 공산치하에서 지주계급으로 낙인찍혀 고문당한후유증으로 한쪽 어깨가 처지고 비틀어진 불구의 몸인데다 폐결핵까지 앓았으나 뛰어난 수학수업으로 5년동안 제자들의 교육에만 정진해왔다는 것.[선생님의 고매한 인품과 탁월한 지도력, 인자하신 표정이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는 장재문씨(51.교사.6회 졸업생)는 당시 상여를 메고 눈쌓인학교뒷산을 눈물속에 오르던 일을 생각하며 목이 메였다.

7일 오전11시 올해도 어김없이 옛스승의 무덤을 찾아온 4회 동기생들과 14회후배들은 조촐한 음식을 차려놓고 참배를 드렸다.

[4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시면서 평소 간직해오던 서적.통장등의 유품을학교에 헌납하라는 유언을 남기셨지요] 고백선생을 추모하는 회고담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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