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 '영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 범시'도민결사추진위원회'(이하 결사추진위)가 개최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규탄 및 재추진 범 시'도민 결의대회'(이하 결의대회)에 참석한 영남권 주민 5천여 명은 '결사! 신공항 새출발'이라고 적힌 흰 머리띠를 두른 채 흰 풍선과 태극기를 양손에 들었다. '수도권 중심주의가 대한민국을 망친다' '신공항 백지화 오판, 역사가 심판한다' '신공항 없이는 영남의 미래 없다' 등 신공항 재추진을 요구하는 수십 개의 플래카드가 바람에 휘날렸다. 휠체어를 탄 채 행사에 참석한 변창식(61) 씨는 "정부가 미래 지향적인 정책을 펴야 하는데 신공항 백지화를 결정한 것은 큰 오판"이라며 "신공항이 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신공항 건설을 성사시키지 못한 데 대해 사죄하면서 신공항 재추진 결의를 다졌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실망을 안겨 드려서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대단히 죄송하다. 하지만 좌절해서는 안 된다. 두 번 찍어서 안 되면 세 번 찍어서라도 영남의 하늘길을 여는 데 앞장서겠다"며 "오늘을 새로운 시작의 날로 삼자. 격앙된 감정이나 분노만으로는 안 된다. 냉철하고 치밀하고 치열하게 뭉쳐서 나갈 때 하늘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봄날에 낭보를 전해줄 막중한 자리를 마련하지 못해 책임을 통감한다. 신공항 백지화는 정부의 균형감각 상실에서 비롯됐고, 이는 헌법까지 부정하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며 "우리의 생존권이 달려 있는 문제에 (정부는) 두 귀를 열고 들었어야 했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서 에너지를 농축시켜 이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대구 국회의원과 지역의 한나라당 선출직을 대신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대통령의 판단과 국토해양부 장관이 잘못됐다는 것을 지금부터 증명해 보이겠다"고 했다. 또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서울의 언론사들이 우리 영남민을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붙이고, 망국이라고 한다"며 "현 정권은 1년 10개월 남았다. 지금의 분노를 잊지 말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신공항 건설에 누가 약속을 확실하게 하는지 판단해서 심판해 달라"고 말했다.
조해진 국회의원(밀양)은 "대구경북민이 일치단결해 11만 밀양 시민을 아껴주고, 사랑해줘서 고맙다. 막판 선거 논리로 밀양이 빼앗겨 죄송하다"며 "밀양 신공항은 꼭 돼야 하는 사업이고, 될 사업이며, 이번에 지키지 못한 약속을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엄용수 밀양시장은 "정부가 국민을 우롱해서는 안 된다. 밀양시민들은 정부로부터 국민으로 대접을 받고 싶다. 정부는 진실한 마음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밀양시민들은 대구경북민들과 함께 반드시 밀양 신공항을 재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결사추진위는 결의대회 끝에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기극의 책임자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을 해임할 것 ▷청와대는 어용 시민단체를 앞세워 자행해 온 여론조작의 실체를 밝히고 관련자를 퇴출시킬 것 ▷이명박 대통령은 2천만 남부권의 생존권이 걸린 동남권 신공항을 다시 시작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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