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최고령(76)'최다선(6선)인 이상득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에 여권이 술렁이고 있다. 친박계가 대다수인 영남권 다선 의원들이 유탄을 맞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워낙 폭발력이 강한 이슈인 만큼 물갈이 논의가 본격화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소속 3선 이상 중진의원 38명 가운데 29명이 참석한 가운데 12일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중진 조찬 회동에서도 공천과 관련된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이주영 정책위 의장은 모임 후 기자들을 만나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비상대책기구를 만들어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쇄신해 나갈 수 있도록 중진 의원들이 힘을 모아줘야 한다는 점에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해봉 의원(4선'대구 달서을)은 "한나라당의 위기는 모두의 책임인 만큼 통렬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비대위를 구성하되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특히 "공천과 관련해선 이야기가 거의 없었지만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견임을 전제로 "공천 파동이 모든 일의 원인인데, 당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특정세력의 이해득실이 나와서는 새로운 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경북지역 다른 의원들의 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전 부의장과 홍정욱 의원의 불출마는 개인적 선택에 불과하며 불출마의 기준은 주민 판단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종근 의원(4선'대구 달서갑)은 이날 오전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중앙당이 공천권을 포기하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국민참여경선제)를 도입해 정치 개혁의 선택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해걸 의원(초선, 군위'의성'청송)은 "이 전 부의장의 불출마가 다른 의원들의 출마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600만 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나이를 갖고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젊은 패기와 연륜이 조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환 의원(재선'구미을)은 "이 전 부의장의 불출마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불출마 선언은 의원 개개인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면서 "'친박 용퇴론'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현직 의원들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수도권 중심 쇄신파의 압박은 강도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당내 현안과 함께 '공천 물갈이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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