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너구리 쫓는 반려견, 광견병 조심해야

봄이 되면서 반려견들의 야외 운동과 산책을 즐기는 시간이 늘고 있다. 산책을 할 때는 애견 목줄과 이름표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검은 비닐봉지와 휴지를 휴대해 항상 변을 치울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약간의 물을 준비해 목이 마를 때 반려견이 마실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또한 소변을 본 자리는 물을 부어 씻어내야 한다. 반려견 보행 때 목줄을 너무 길게 할 경우 산책을 하는 사람과 어린아이에게 위협을 주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산책할 때 반려견이 보호자보다 앞서가면 안 된다. 항상 보호자보다 반 보 뒤 또는 옆에서 산책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안전한 보행 습관이다.

예절교육이 안 된 반려견은 통제가 되지 않아 보호자 앞을 뛰어나가 다른 사람을 물거나 다른 개나 동물을 잡으려고 쫓아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작은 반려견에게 위협을 가할 경우에는 서로 싸움이 벌어질 수 있고, 보호자끼리 언쟁이 생길 수 있다. 개는 움직이는 물체가 있으면 쫓아가거나 잡으려고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통제가 안 될 경우에는 야외에서 야생동물과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오래전 너구리가 다쳐서 내원했다. 진도견에 물려 앞다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얼굴 쪽에도 물린 상처가 있었다. 보호자는 자신의 진도견이 너구리를 잡았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것은 큰일 날 일이다. 당시 경기도와 휴전선 주변에 광견병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으며, 광견병을 옮기는 매개체로 너구리가 지목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원한 너구리 가운데 절반 정도가 피부병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인수공통전염병인 옴(개선충)과 모낭충에 감염되어 있는 너구리가 많았다. 내부기생충인 고양이 회충과 촌충에 감염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자 놀란 보호자는 진도견을 데리고 와 검사를 받겠다고 했다.

반려견과 산책을 할 경우 반드시 야생동물과 싸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하고, 목줄을 풀어 산이나 개울가로 들어가게 하는 행동은 꼭 금해야 한다.

광견병이 한강 이남에서 발생한 것은 3년 전 일이다. 경기도에서 처음 발생해 문제가 되었고, 당시 광견병을 전파하는 야생동물로 너구리가 지목됐다.

미끼백신이란 예방주사를 맞힐 수 없는 야생 너구리에게 먹이 안에 예방약을 넣어 면역을 형성하게 하는 방법이다.

대구시는 너구리 기생충 약을 매년 구입해 너구리에게 음식과 섞어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그 양이 턱없이 부족하고, 개체 수 또한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신고가 되는 동물에게만 약을 공급하고 있다. 이제 대구시도 너구리의 광견병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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