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의 곪을 대로 곪은 한계점들이 조기 대선 국면에서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당내 의원들이 자기 정치에만 빠져 대선 승리를 통한 집권이라는 정당의 대의마저 그르치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하다.
당이 그간 외연 확장과 혁신, 쇄신을 위한 치열한 고민을 보여주지 못했고, 지역구 발전을 위한 열정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고개를 들고 있다.
6일 보수 정가에서는 대선을 앞두고도 자중지란에 빠진 국민의힘 모습을 두고 '당의 민낯이 드러났을 뿐 이례적이지 않다'는 반응까지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의 강'을 제대로 건너지 못해 외연이 쪼그라들었지만 '용병정치'로 정권 교체에 성공하면서 '대의를 찾기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류 기득권만 유지하면 된다'는 인식이 고착화 됐다는 결과라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용병으로 데려 온 정치 초보 대통령이 비상계엄이라는 대형 사고를 치고 결국 탄핵으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도 당 주류는 강성 보수 목소리만 대변했다"며 "조기 대선을 대비한 '투트랙' 전략이 필요했으나 중도·무당층을 향한 외연 확장은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조기 대선이 충분히 예견 가능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었으나 당 지도부와 주류 의원들은 상황을 오판했거나 알면서도 이를 외면한 채 강성 보수의 지지에 기대 기득권 유지에만 골몰했다는 얘기다.
당 주류 의원들의 기득권 사수 의지는 이번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경선 룰을 짤 때부터 중도나 수도권, 청년 등의 높은 지지를 받는 후보들의 승리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했고, 그 공백을 당 외부(한덕수 후보)에서 찾아 손쉽게 해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당 내부에 당 주류와 대적할 새로운 구심점의 출현을 극도로 경계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수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권을 잡지 못하더라도 당의 기득권(당권 등)만 유지하면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담보하는 등 '자기 정치에 손해될 게 없다'는 안일한 판단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쏟아낸다.
반드시 정권을 잡아 그간의 한을 풀겠다는 결기를 품은 더불어민주당과 상대하기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숫자에서도 절대적으로 밀리는 데다 전투력마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중도보수'의 깃발을 앞세워 기업 친화적이거나 경제, 민생 우선주의를 외치는 사이 국민의힘은 외연 확장은커녕 강성 보수의 눈치를 보느라 외연을 더욱 축소시키고만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의 현재 상황은 대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인 상태로 치닫고 있다"며 "'국힘이 그간 어설프게 망해서 그렇다. 더 크게 망해봐야 정신을 차린다'는 말이 여의도 정가에서 회자되는 이유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댓글 많은 뉴스
'험지 경북' 찾은 이재명 "제가 뭘 그리 잘못을…온갖 모함 당해"
홍준표 "탈당, 당이 나를 버렸기 때문에…잠시 미국 다녀오겠다"
이재명 "공평한 선거운동 보장", 조희대 탄핵 검토는 "당 판단 존중"
김문수 "당이 나를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아" 유감 표명
국민의힘, 단일화 추진 기구 구성…"한덕수 측과 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