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이 홍보 부족과 문화기관'시설의 참여 저조로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이 사업은 대통령 직속기관인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부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다양한 문화시설을 개방해 국정 기조인 문화융성 시대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하려고 추진됐다. 이에 따라 이날, 시민은 국공립 전시시설이나 영화'스포츠 등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도서관도 야간개방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지만 홍보 부족으로 이를 아는 시민이 적고, 민간시설 참여가 저조해 실제 혜택은 많지 않다.
대구 경우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 미술관'박물관 등 12개 전시시설, 10개 공연장, 7개 도서관, 15개 영화관, 1개 문화재 등이 참여해 무료 또는 할인 혜택을 주고 있지만, 실적은 부진했다. 두 번째 행사를 치렀으나 이를 모르는 시민이 많은데다 참여기관 대부분이 국공립시설에 국한돼 호응이 신통찮았다. 또 이들 시설은 문화가 있는 날이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무료로 개방하는 곳이 많았다. 그나마 관심이 쏠린 연극 등은 이날 공연을 하지 않는 곳도 있어 시민의 문화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다.
대구에서 참여하는 12개 전시시설 중 대구근대역사관, 대구방짜유기박물관, 대구예술발전소 등 5곳은 이전부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또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과 대구박물관은 대관 신청자의 별도 요청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이었던 1월 29일과 이달 26일에 입장료를 받지 않은 대구국립과학관(2천원)'대구미술관(1천원)과 입장료를 할인해준 자연염색박물관(성인기준 3천원에 50% 할인) 등은 입장객 수가 다른 날과 차이가 없었다. 대구과학관 관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문화가 있는 날을 알렸지만 이를 알고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대구지역 CGV 8개 점과 롯데시네마 5개 점, 메가박스 2개 점 등 15곳의 영화관은 오후 6~8시 상영 시작하는 영화의 관람료를 8천원에서 5천원으로 할인해줘 젊은이에게 반짝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간이 제한적인데다 3D'4D 상영관은 할인혜택이 없다. 또 상영관별로 할인해주는 영화도 1, 2편에 그쳤고, 아예 이 시간대 상영을 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게다가 도서관은 기존에도 오후 10시까지 야간개장을 하고 있었고, 공연장의 경우 봉산문화회관과 웃는얼굴아트센터 두 곳을 빼고는 26일 공연이 없는데도 참여시설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작 단계라 참여한 시설이 많지 않고 진행이 서툰 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국공립 시설 외에 사립시설들의 참여를 유도해 많은 시민이 양질의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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