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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녹조 심해도 조류경보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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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로필 농도, 남조류 세포수 2개 기준 동시에 넘어야 발령

낙동강의 녹조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시범 시행되고 있는 '조류경보제'가 엄격한 조건으로 녹조의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류경보제는 하천수를 상수원수로 직접 사용하는 낙동강 3개보(칠곡보'강정고령보'창녕함안보) 구간을 대상으로 녹조가 심할 때 이를 알려 취'정수장에서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 4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하천수에 클로로필-a(Chl-a) 농도와 남조류 세포수를 측정해 정도에 따라 '출현알림'(예방단계)과 '경보' '대발생' 단계로 나눠 발령하도록 돼 있다. 현재 조류경보제는 Chl-a 농도와 남조류 세포 수 등 두 요소가 동시에 기준을 넘어서야 발령된다.

문제는 두 요소의 수치가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남조류 세포 수가 급증하는데도 Chl-a 농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때문에 녹조에 직접 영향을 주는 남조류 세포 수가 급증해도 조류경보가 발령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올해 6월부터 강정고령보 구간에서 이런 사례가 잇따랐다.

강정고령보의 남조류 세포수는 ▷3만6천343cells/㎖(6월 9일) ▷2만9천234cells/㎖(6월 16일) ▷1만7천888cells/㎖(6월 23일) ▷2만5천900cells/㎖(6월 30일) 등으로 높게 나타나 남조류만 놓고 보면 조류경보의 경보 단계(남조류 세포수 5천cells/㎖ 이상)를 훨씬 초과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Chl-a 농도는 기준치(출현 알림 15㎎/㎥ 이상, 경보 25㎎/㎥ 이상) 내에서 들쑥날쑥했다. 지난달에도 이런 현상이 이어지다가 이달 5일 강정고령보에 두 요소가 2회 연속 동시에 기준치를 넘어서 출현 알림 단계가 발령됐다.

조류경보제가 4계절 모두 적용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겨울은 갈수기인데다 '규조류'(갈조류)가 급증해 물 색깔이 갈색을 띠는 현상이 생겨 조류 피해가 심각하다. 하지만 조류경보제에는 남조류만 포함돼 겨울에 전혀 작동을 못한다.

부산가톨릭대 김좌관 환경공학과 교수는 "Chl-a 농도와 남조류 세포수가 연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두 요소를 동시에 초과해야 하는 현 기준을 바꿔 한 요소라도 기준치를 넘으면 경보를 발령하고, 기준치를 낮추는 등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조류경보제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 내년에 본격 시행을 앞두고 환경부가 자문기구를 만들어 보완할 점을 모니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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