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향기가 이리 진할 줄이야!'
지난 5월, 85세로 책 출판의 첫 이름을 알린 윤이조 작가(?)의 올여름은 날씨만큼이나 뜨겁다. 독립운동가 윤상태 할아버지 덕분이다. 어린 손녀가 받은 할아버지 사랑이 못내 그리워 쓴 '지나간 것은, 다 그립고 눈물겹다'는 책이 전한 가르침과 선물이 많아서다.
출판 이후 쏟아진 제보는 지금까지 듣지도 못했던 내용이었다. 먼저 할아버지에 앞선 증조할아버지(윤희순)의 흔적이다. 오늘날 달성 일대 주민에게 베푼 좋은 일을 기려 유가면 금리에 1902년 세워진 애민선정비의 존재와 이 비에 도움받은 한 집안이 4대를 이어 제사를 해마다 두 차례 올리는 사실을 안 일이다.
지난달 이를 확인, 출판 후원자였던 며느리(정혜영)와 비를 찾았고, 허물어진 비각 안에서 세월과 후손조차 잊은 비를 하염없이 바라본 작가는 절로 눈시울을 적셨다. 특히 4대째 두 명절과 동짓날에 제사를 지낸다는 김원이 할머니와 아들 임재봉 모자를 만나 손을 맞잡고 진심 어린 감사와 인사를 전했다.
일본인 후루가와 나리코 교수가 할아버지가 대구 상인동에 세운 덕산학교를 주제로 쓴 논문도 잊을 수 없다. 일제가 거부한 학교의 허가를 위해 애쓰다 결국 문을 닫은 눈물겨운 내막도 알았다. 이런 논문은 국내 어디에서조차 다루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더욱 놀랐다.
작가의 할아버지 흔적 찾기는 앞으로도 그만둘 수 없는 까닭이다. 그래서 지난 6월에 이어 폭염 속 이달 6일 보은(報恩)의 자리를 또 마련했다. 지난 7월, 대구향교의 '유림신문' 소개 등 할아버지 행적 찾기에 도움을 준 이정웅 향토사학자 등을 초청, 감사를 전한 일도 그래서였다.
특히 이날은 50대 종손(윤형주)도 불렀다. 여든의 나이도 그렇지만 독립운동가 할아버지의 흔적을 함께 찾기 위해서다. 종손도 마침 공감, 동행을 다짐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의 의기투합이 돋보인 자리였다. 이들의 대구 다짐이 반갑다. 올 8월은 폭염만큼 남다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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