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립습니다] 대구상고 럭비 선수·동기회 사무국장 10년…자상하고 배려심 많은 '엄 선생'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한국컴퓨터속기학원 이수만 원장의 친구 고(故) 엄진하 씨

6년 전 바닷가에서 나란히 앉아 찍은 친구 고(故) 엄진하(왼쪽) 씨와 이수만 씨. 이수만 씨 제공
6년 전 바닷가에서 나란히 앉아 찍은 친구 고(故) 엄진하(왼쪽) 씨와 이수만 씨. 이수만 씨 제공

사랑하고 존경하는 고(故) 엄진하 친구가 그립습니다. 친구는 저와 고향이 같은 대구 군위군 의흥면입니다. 그러나 친구는 어렸을 때 고향을 떠나서 중학교 때까지는 몰랐고, 1966년 대구상고에 입학해서 동기생이 되었습니다. 나는 키가 작았으나 친구는 키가 크고 건강해서 럭비 선수를 하였습니다.

외모적으로는 어울릴 수 없는 관계였지만 2학년 1반 실장을 했고, 3학년 때는 전교학생회 총무부장을 맡았기 때문에 운동선수들과도 친하게 지냈습니다. 엄진하 친구가 주동이 된 남학생 4명과 여고생 4명이 송림사 부근에 가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정도로 친했습니다.

고교 졸업 후 은행에 취업을 하지 않고, 특기를 살려서 친구는 체육학과에 저는 웅변을 잘했다는 이유로 정치외교학과에 진학을 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친구는 고등학교 체육선생이 되었고, 저는 공무원을 거쳐 언론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나면 언제나 "엄 선생"이라고 불렀고, 서로 존댓말을 쓰면서 인격적으로 존경했습니다.

친구는 대구상고41회 동기회 사무국장을 10년간이나 맡아 봉사했습니다. 손치익 동기회장이 4년을 할 때도, 또 저가 동기회장을 4년간 할 때도 "엄진하가 사무국장을 맡아주지 않으면 동기회장을 할 수 없다"는 조건부로 수락했습니다. 바로 뒤 이두기 교수가 동기회장을 맡은 2년간도 사무국장을 맡아서 수고를 많이 하였습니다.

10년간이나 사모님도 같이 수고를 많이 했습니다. 저가 동기회장을 할 때 영덕 방면으로 동기생 부부 관광을 갔는데, 사모님이 너무 수고를 많이 해서 내가 10만원을 주면서 건어물이라도 사가지고 가시라 했는데, 버스 두 대 친구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서 돌리면서 "이수만 회장이 산 것"이라고 말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친구가 럭비 선수로 활동할 대구상고 때에는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 전통을 이어받아 지난 11월 25~26일 양일간 서울 육군사관학교 을지구장에서 열린 제5회 대한럭비협회장배 전국럭비대회에서 모교인 대구상원고가 전남고에 38대 7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 소식을 들으니 친구가 더욱 그립습니다.

그리고 친구는 보기보다 자상한 면이 많았습니다. 매년 가을 모교에서 총동창회 주최 동문체육대회를 할 때에는 빠짐없이 같이 참석해서 하루를 즐겼습니다. 그는 과거 동기회 사무국장을 맡았을 때처럼 음식을 친구들한테 갖다 주었을 뿐만 아니라 기념품을 꼭 챙겨서 나한테 주기도 했습니다.

대구에 사는 우리 동기생들은 거의 매월 문양에 가서 등산을 하고 매운탕을 먹는데, 엄 선생도 대부분 참석을 하였습니다.

저가 엄 선생을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4년 전입니다. 코로나19로 3년간은 야유회를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봄 동기생 모임에서 엄 선생이 보이지 않아 안부를 물으니 많이 아프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전화를 몇 번 해도 받지를 않고 '빠른 쾌유를 빕니다'란 메시지를 보내도 답이 없었습니다. 원래 건강했고, 요즘은 의술이 좋으니까 곧 회복되어서 만날 줄 알았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별세 하루 전에 6년 전 바닷가에서 나란히 앉아 찍은 사진이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와 너무나 반가워서 '빠른 쾌유를 빕니다'란 말과 사진을 메시지로 전송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일요일 집에서 쉬고 있는데, 작고했다는 부고가 왔습니다.

동기회 카페에 제 손으로 부고를 올리니 전국에 있는 동기생들이 역대 가장 많은 추모의 댓글을 올려주면서 명복을 빌어주었습니다.

방문을 잠그고 통곡을 했습니다. 100세 시대에 일찍 가버린 친구가 너무나 안타깝고 애통했습니다. 조화도 보내고 장례식장에 가서 술 한 잔 올리며 명복을 빌었습니다. 조의금도 드렸으며 사모님과 가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친구의 별세를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그리운 나의 친우 엄진하 선생! 우리가 다시 만날 때까지 아프지 말고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매일신문이 함께 나눕니다. '그립습니다'에 유명을 달리하신 가족, 친구, 직장 동료, 그 밖의 친한 사람들과 있었던 추억들과 그리움, 슬픔을 함께 나누실 분들은 아래를 참고해 전하시면 됩니다.

▷분량 : 200자 원고지 8매,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 1~2장

▷문의 전화: 053-251-1580

▷사연 신청 방법
1. http://a.imaeil.com/ev3/Thememory/longletter.html 혹은 매일신문 홈페이지 '매일신문 추모관' 배너 클릭 후 '추모관 신청서' 링크 클릭

2. 이메일 missyou@imaeil.com

3. 카카오톡 플러스채널 '매일신문 그립습니다' 검색 후 사연 올림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오늘 법원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에 대한 구형 결심 공판이 진행 중이며, 특검이 사형 또는 무기형을 구형할 가능성...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9일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2026 장학증서 수여식'에 참석하여 새롭게 선발된 장학생들과 만났다. 이날 이 사장...
경기 파주에서 60대 남성이 보험설계사 B씨를 자신의 집에서 약 50분간 붙잡아둔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남성 A씨는 반복적인 보험 가입 권...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