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대 청년 수영장 익수사고 25분만에 발견돼…사망 원인 공방

유족 "특수부대 부사관 입대 압둔 건장한 청년…제때 구조했으면 살았을것"
업체 "안타까운 사고…수영장 안전관리에는 이상없어"

포항북부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포항북부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특수부대 부사관 입대를 앞둔 20대 청년이 경북 포항 한 수영장에서 심정지 사고를 당해 숨졌다. 유족들은 수영장 운영 업체 측의 과실을 주장하고 있지만, 업체 측은 인정하지 않아 갈등을 빚고 있다.

18일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오후 2시쯤 포항 A수영장에서 B(25) 씨가 물에 빠져 심정지 상태에 빠진 것을 주변 수강생이 발견해 신고했다.

당시 B씨는 수강생들과 조금 떨어진 자유수영 레일 구간에서 수영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유족 측은 B씨가 물에 빠져 심정지 상태가 온 뒤 25분 정도가 지나서 구조가 됐으며, 당시 안전요원이 현장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은 "경찰을 통해 수영장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해 보니 B씨가 사고를 당하고 한참이 지나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B씨 쪽으로 모이기 시작했다"며 "안전요원이 있어야 할 감시탑이 비어있는 등 제대로 안전관리가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B씨는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맥박은 가까스로 약하게 돌아왔지만 의식은 깨지 않았다. 그 뒤 울산지역 병원으로 옮겨진 B씨는 결국 사고 10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B씨의 시신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 1차로 질식사 소견을 받았으며, 현재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수영장 안전관리자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 중이다. 앞서 유족은 업체 측이 안전관리를 제대로 해 물에 빠진 B씨가 일찍 발견됐다면 목숨을 건졌을 것이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업체 측에 주시의무 위반 등 업무태만이 있었다고 보고 안전요원이 애초에 없었는지,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인지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유족 측은 "해병대를 전역한 뒤 UDT 부사관에 지원해 합격하고 입대를 이틀 남기고서 사고를 당했다"며 "건강에 전혀 이상도 없었고, 심정지 사고 직후 맥박이 돌아온 것만 봐도 그가 상당히 건강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고가 나고 조금만 더 일찍 발견됐으면 충분히 살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착하기만 했던 B씨가 황망하게 숨졌다.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경찰이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정말 가슴 아픈 사고가 발생했지만, 사고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며 "B씨는 잠영 훈련을 그전부터 계속해왔고,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안전요원도 그런 줄 알았다. 인명구조 자격도 갖춘 B씨여서 심정지 사고를 당한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 조사에서 이런 부분들이 전부 밝혀질 것"이라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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