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인공지능(AI)이 악의적 세력의 손에 들어갈 경우 10억명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며 미국 연방정부 차원의 규제 입법을 촉구했다.
게이츠는 25일(현지시간) NBC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 인터뷰 예고편에서 "AI는 10억명의 사망을 초래하는 사건을 일으킬 만큼 충분히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 100%에 이르는 일은 매우 어렵겠지만, 악의를 품은 사람들이 최신 AI 도구를 결합해 사용하는 것만큼 강력한 무기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경고했다.
게이츠는 특히 치명적인 생화학 무기 설계나 국가 기반 시설을 겨냥한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에 AI가 악용될 위험을 핵심 위협으로 꼽았다. 테러리스트나 불량 국가의 AI 악용이라는 단기 위험과, AI가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장기적 '실존적 위험'은 구분했다.
게이츠는 "법 집행 기관과 정치인들이 안전장치 및 감시 체계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에 참여해야 하며, 이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빅테크의 자율 규제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관련 입법이 AI 개발을 크게 늦추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고성능 AI 모델의 통제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는 시점에 나왔다. 앤트로픽 직원 제이컵 콕슨은 이달 초 사직하며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슈퍼지능 AI를 향한 경쟁으로 우리의 목숨을 도박에 걸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앤트로픽 직원은 AI가 향후 10년 안에 인류를 전멸시킬 확률이 10% 이상이라고 밝혔다.
오픈AI 시스템이 호주 공공보건 서비스 웹사이트를 해킹한 사실이 23일 드러났으며, 오픈AI는 사고 발생 뒤 수개월 동안 호주 정부에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를 "명백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앤트로픽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으로 추정되는 예멘 무장세력이 자사 AI 모델 클로드를 이용해 탄도미사일 유도·통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 했다고 이달 공개했다.
게이츠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AI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회의가 다음 달 예정된 가운데 나왔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 AI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국제 연합체를 주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 요구를 일축했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추가 개발을 중단하거나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로 이를 제약해야 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며 "미국은 슈퍼지능을 통제하기 위한 국제적 체제 구축 시도를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앞서 8월 공개한 메모에서 AI를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규정하며 "AI는 역대 최고의 평등화 도구가 되거나 최악의 불평등 원천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인터뷰 전체는 27일(현지시간) NBC '미트 더 프레스'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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