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전국 지자체의 유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공공기관 이전은 과거 1차 혁신도시 조성 당시의 기계적인 'N분의 1 나눠먹기식' 지역 안배나 단순한 행정 기능 분산에 머물러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공공기관의 고유 기능이 지방의 산업 현장, 대학, 연구기관과 긴밀히 맞물려 실질적인 기업 성장과 기술 혁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산업 연계형 이전'이어야만 비로소 국가 균형발전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경북 포항은 국가적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 온 포항은 전통 철강산업을 주춧돌 삼아 2차전지와 수소, 바이오, AI·로봇 등 첨단 신산업으로의 대전환을 역동적으로 이뤄내고 있는 도시다. 포스코를 필두로 한 글로벌 제조기업과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이 집적돼 있어 연구실에서 태어난 첨단 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실증되고 사업화되는 완결형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포항상공회의소가 2차 공공기관 이전의 핵심축으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유치를 한목소리로 염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에너지기술 연구개발(R&D) 기획과 관리를 총괄하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탄소중립과 수소경제 전환이라는 국가적 명제를 추진 중인 포항과 최적의 궁합을 자랑한다. 포항은 수소특화단지와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차세대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철강의 수소환원제철 실증이라는 국가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에너지 정책과 연구개발 기능이 포항의 산업 현장과 만날 때, 에너지 기술의 상용화는 한층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다.
산업기술 기반 조성과 기술사업화, 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도맡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역시 포항 이전의 당위성이 뚜렷하다. 철강의 고도화는 물론 2차전지와 수소, 바이오, 로봇 등 포항의 첨단 신산업 기반에 진흥원의 기능이 융합된다면, 기업의 기술 혁신과 스케일업, 현장형 인재 양성을 아우르는 강력한 산업혁신 플랫폼이 완성될 수 있다.
현재 지방 산업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전통 철강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통상 압박을 넘어서야 하고, 첨단산업은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 초격차 기술을 다툰다.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단순한 보조금 지원을 넘어, 기술 실증과 사업화, 인재 육성을 현장에서 밀착 지원하는 정책 기능이 지방 현장 곁에 있어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의 기준은 '어느 지역에 배치할 것인가'라는 정치적 배분이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 국가 전체를 위한 가장 큰 산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인가'라는 경제적 실효성이 돼야 한다. 연구개발 인프라와 생산 현장이 결합된 포항은 이전 기관의 가치를 배가시킬 최적의 무대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포항 이전은 결코 특정 지역만을 위한 혜택이 아니다. 지역 산업과 국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가장 현명한 전략적 선택이다. 포항 경제계를 대표하는 포항상공회의소는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 기업이 함께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해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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