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을 판·검사와 경찰 등 사법 공직자로 축소하고,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경찰에 넘기는 방안 추진에 나섰다. 그제 관련 토론회를 연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다음 달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2021년 민주당이 국민의힘 반대에도 출범시킨 기관이다. 명분은 최고 권력까지 성역 없이 수사하는 독립기구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수사를 떼어내겠다고 한다. 난리 끝에 만든 기관의 존재 이유를 만든 쪽이 스스로 뒤엎는 격이다.
더 큰 문제는 수사 권한이 옮겨 가는 곳이다. 중수청과 경찰은 행정안전부 소속이고 그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민주당의 작품인 공수처조차 대통령 지휘 계통(系統)의 기관에 수사를 맡기는 것은 견제 구조의 퇴보(退步)라고 반발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도 행안부 장관 지휘를 받는 중수청이 비리를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왔다.
여당 의원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수사 대상 중복과 공수처의 부진한 성과다. 한 의원은 무능하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무능이 문제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역량 강화다. 그럼에도 공수처가 지난 8월부터 요구한 정원 확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고는 수사 대상을 줄인다고 한다.
설사 수사 대상이 중복된다 하더라도 정리 방향이 틀렸다. 대통령과 고위직 수사는 정부 지휘 계통 밖의 독립기관이 맡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여당은 반대로 독립기관의 대상은 줄이고 정부 산하 기관의 몫을 키우려 한다. 공수처법이 고위공직자로 가장 먼저 꼽은 이도 대통령이다.
최근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수청과 공소청이 정식 수장(首長)도 없이 출범했다. 이어 공수처 수사 권한까지 옮기려고 한다. 권력 수사의 신뢰는 수사 대상과 수사기관 사이의 거리에서 나온다. 그 거리를 좁히는 개편을 개혁이라 부를 수 없다. 민주당은 발의에 앞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수사의 독립성을 어떻게 담보할지부터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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