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훈 jihoon6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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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르포] 부캉이 배웅 인파 '바글바글'…

    [현장르포] 부캉이 배웅 인파 '바글바글'…"마지막 인사하러 왔어요"

    29일 오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 구름 사이로 희미한 햇살이 새어 나오는 흐린 하늘 아래, 수로를 따라 이어진 난간에 시민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섰다. 이들의 시선은 모두 잔잔한 물 위에 꽂혀 있었다. 지난 18일 이곳에서 처음 발견된 뒤 12일째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를 떠나보내기 전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서다. 난간 앞 풍경은 제각각이었다. 챙 넓은 선캡에 마스크까지 쓴 중년 여성들은 휴대전화를 손에 쥔 채 수면을 살폈고, 축구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는 부모 곁에서 난간 틈으로 물속을 들여다봤다. 반려견을 태운 유모차를 밀고 나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수로 위를 가로지르는 흰 아치 다리와 멀리 항구 쪽으로 솟은 교량 주탑을 배경으로, 은빛 억새가 흔들리는 산책로에는 계속해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부산 연제구에서 온 김정숙(62)씨는 "연휴 때 한 번 보고 너무 신기해서, 오늘 바다로 돌아간다길래 마지막 인사하러 아침 일찍 나왔다"며 "며칠 봤다고 정이 들었는지 괜히 서운하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온 이성민(41)씨는 "아이가 매일 부캉이 얘기만 해서 오늘은 꼭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섭섭하지만 넓은 바다로 가는 게 부캉이한테는 좋은 일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옆에서 난간을 붙잡고 있던 아들 이도윤(8)군은 "부캉이가 친구들 만나러 가는 거니까 괜찮다"고 했다. 경남 김해에서 왔다는 최은희(55)씨는 "뉴스로만 보다가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해서 친구들과 차를 타고 왔다"며 "도심 한복판에서 상어를 기다리는 경험은 평생 다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면은 거울처럼 고요했다. 부캉이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동안에도 난간 앞 사람들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았다. 지느러미 하나라도 보일까 싶어 물 위를 좇는 눈길에는 기대와 아쉬움이 함께 묻어났다. 부캉이는 몸길이 약 3.5m로, 국립수산과학원은 무태상어로 추정하고 있다. 이름은 부산시설공단이 '북항에서 발견된 상어'라는 뜻을 담아 붙였다. 수로를 맴도는 상어 소식이 SNS로 퍼지면서 추석 연휴 내내 북항 일대는 구경 인파로 붐볐고, 인근 편의점 매출이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 점포를 넘어설 만큼 뜻밖의 '상어 특수'도 이어졌다. 공원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상훈(47)씨는 "12일 동안 평소 주말보다 손님이 두세 배는 많았다"며 "부캉이가 떠나면 다시 조용해지겠지만, 덕분에 북항을 처음 와본 사람이 많아진 건 반가운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국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상어가 수로에 오래 머물수록 체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에서 부캉이는 정상적으로 유영하고 호흡하는 등 안정된 상태였지만, 좁고 얕은 수로에서는 먹이 활동과 자유로운 이동에 제약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립수산과학원을 중심으로 부산시, 부산항만공사, 부산시설공단, 해양경찰, 소방, 경찰, 동구가 합동으로 외해 유도 작전에 나선다. 해경 단정과 구조정이 워터펌프로 물을 뿜어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 쪽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상어를 직접 포획하거나 자극하지 않기 위해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 염습지에 고립된 백상아리를 외해로 돌려보낸 사례를 참고했다. 이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수로 폭과 깊이에 맞춰 만든 그물망으로 이동을 유도할 계획이다. 현장의 한 관계기관 관계자는 "상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최대한 천천히, 스스로 나가게 하는 게 목표"라며 "작전 중에는 시민들도 큰 소리를 내거나 물에 무언가를 던지는 행동은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열이틀 동안 도심 수로에 머물며 시민들에게 뜻밖의 즐거움을 준 부캉이. 난간 앞에 선 이들은 이제 그 상어가 넓은 바다로 무사히 돌아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2026-09-29 09: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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