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 가을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수로 양쪽 난간은 알록달록한 우산으로 빼곡했다. 시민들의 시선이 향한 곳은 물줄기를 뿜으며 수로를 오가는 구조선들, 그리고 그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는 상어 '부캉이'였다.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 해양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선박 4척과 워터펌프를 투입해 12일째 수로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를 외해로 내보내는 합동 작업에 나섰다. 그물로 억지로 포획하거나 직접 자극을 주는 대신, 상어 뒤쪽에서 고압수를 뿜어 수로 출구 쪽으로 스스로 헤엄쳐 나가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는 드론 등을 동원해 작업 전 과정을 생중계했다.
◆ 물줄기 쏘며 몰았지만… 선박 따돌리고 '유턴'
작전 초반은 순조로워 보였다. 해경 선박 두 척이 먼저 수로에 들어가 워터펌프 물줄기로 부캉이를 바깥쪽으로 몰았다.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구조정이 수로를 가르자 난간의 시민들 사이에서 "잘 가, 부캉아"라는 응원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부캉이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오전 11시 50분쯤 부캉이는 선박들을 따돌리고 다시 수로 안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압박이 들어오면 몸을 돌려 빈 공간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은 상대 수비를 벗겨내는 국가대표 미드필더의 '탈압박'을 떠올리게 했다. 석축을 따라 여유롭게 헤엄치는 부캉이 곁에서 주황색 구명조끼를 입은 소방대원들이 고무보트 위에서 숨죽여 지켜보는 장면은, 쫓는 쪽과 쫓기는 쪽이 뒤바뀐 듯한 묘한 풍경을 연출했다.
◆ "몰수록 지친다"… 스트레스 딜레마
작전이 길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추격이 반복될수록 상어가 받는 스트레스와 체력 소모가 커져,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작업이 오히려 부캉이를 더 지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처음부터 당국의 고민거리였다. 해경과 소방은 발견 당일에도 구조정과 상어퇴치장비를 동원해 외해 유도를 시도했지만, 무리하게 몰면 상어가 자극을 받아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자문에 따라 작업을 중단했다. 이후 관계기관은 직접 포획하거나 물리적으로 자극할 경우 상어가 스트레스로 공격성을 보이거나 다칠 수 있다고 보고, 스스로 빠져나가기를 기다려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작업에서도 상어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피며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압박이 지나치면 상어가 오히려 수로 안쪽 깊숙이 숨어들거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진은 선박에 직접 올라 부캉이의 호흡과 활동성을 관찰하며 유도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 좁고 굽은 수로가 '미로'
부캉이가 쉽게 나가지 못하는 이유로는 수로 구조가 꼽힌다.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는 길이 약 1.5㎞, 폭 30~60m이며, 수심은 조수 간만에 따라 2.5~4m로 바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곡선으로 꺾인 수로 구조 탓에 부캉이가 스스로 출구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이날 작업이 오후 3시쯤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워터펌프만으로 내보내지 못하면 2단계 작전에 들어간다. 다음 달 2일 수로 폭과 깊이에 맞춰 제작한 그물망과 워터펌프를 함께 투입해, 상어가 안쪽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도록 퇴로를 단계적으로 막으면서 바다 쪽 통로만 열어두는 방식이다. 부캉이가 외해로 완전히 빠져나가면 이 그물은 수로 재진입을 막는 차단막으로 쓰인다.
빗속에서도 시민들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보내려는 사람들과 떠나지 않으려는 상어. 열이틀째 이어진 북항의 줄다리기는 오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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