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영 논설위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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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고부] ‘가성비’의 저주

    [야고부] ‘가성비’의 저주

    옷을 싸게 사서 빠르게 소비하는 세상이다. 글로벌 의류업체들이 대량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예전에 패션 브랜드가 매년 2~5종의 신제품을 제작했다면,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브랜드는 연간 수십 종의 신제품을 생산한다. 패스트 패션은 최신 유행을 반영하면서 저가(低價) 의류를 짧은 기간에 대량 생산·판매하는 업종을 말한다. 즉 더 싼 비용으로 더 많이 만들어, 더 많이 소비하도록 한다. 의류산업 역사에서 최악의 사건이 있었다.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외곽의 사비르 공단 내 '라나 플라자' 의류 공장 붕괴 참사다. 무려 1천200여 명이 숨졌고, 2천500여 명이 다쳤다. 사고 발생 전날 봉제(縫製) 노동자들은 불법 증축 건물에서 일하기를 거부했다. 벽에 생긴 균열이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장주들은 작업을 다그쳤다. 대형 참사(慘事) 후에도 패스트 패션 산업은 달라진 게 없다.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은 여전히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며, 겨우 생계를 이을 정도의 돈을 받고 있다. 반면, 패스트 패션 기업들은 계속 성장세다. 경기 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 참사(6월 24일)로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 대부분(18명)이 외국인 노동자였다. 이들은 인력 공급 업체가 파견한 일용직(日傭職)이었다. 일감이 몰릴 때마다 싼값에 짧게 고용되는 사람들이다.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졌을지 의문이 든다. 다양한 국적의 노동자들이 국내 산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어 안전교육을 하거나, 외국어 안전표지판을 설치한 곳은 드물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 812명 중 외국인은 85명(10.5%)이었다. 전체 취업자 중 외국인 비율(3.2%)을 감안하면, 외국인 노동자의 사망 비율은 내국인보다 3배나 높다. 여기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일하는 곳이 내국인이 꺼리는 힘들고 위험한 업종이고, 그들을 위한 안전 대책이 부실해서 그렇다. '안전'에는 '돈'이 든다. 안전한 설비 구축, 안전 교육, 안전 점검, 충분한 휴식은 생산 단가와 맞물려 있다. 보통의 소비자들은 '가성비(價性比·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을 선호한다. 가성비를 높이려면 생산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 사악한 노동환경이 발붙이는 배경이다.

    2024-07-25 20:05:05

  • [기고] 철학의 빈곤

    [기고] 철학의 빈곤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보다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폐자원(廢資源)이 제대로 수거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얼마 전에는 대구에 있는 한 섬유공장이 투명 페트병 부족으로 제대로 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분리수거(分離收去)를 바르게 하지 않는 바람에 중국에서 투명 페트병을 수입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현실에 마음이 서글프다. 편리한 대로 공산품을 사서 쓰고는 더 이상 필요가 없으면, 그냥 아무 곳에나 버린다. 무분별한 소비 만연(蔓延) 심리가 지구촌을 쓰레기로 덮어 버리고 있어서 걱정이다. 그 결과 벌어진 기후변화는 '사람살이'를 점점 어렵게 하고,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대오각성(大悟覺醒)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는 아직도 미래의 일이거나,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행동이 된다. 행동이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 그리고 그 습관이 개인과 공동체의 운명(運命)을 좌우하기도 한다. 철학의 기본인 이러한 사유(思惟)를 거치지 않으면 우리의 앞날을 기약할 수 없다. 미래를 고민하지 않는 정치, 행정의 무사안일(無事安逸), 막대한 쓰레기 처리 문제는 백년을 내다볼 수 없게 한다. 무분별한 개발로 지구 환경은 갈수록 파괴되어 간다. 이제는 우주 강국들이 화성과 달에 우주선을 보내어 거기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고 개발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지구 생태계(生態系)를 파괴해 놓고 우주 섭리(攝理)를 깨뜨려 가면서 화성과 달까지 개발해, 결국 그곳의 환경도 파괴하겠다는 것인가. 우주탐사선을 보내어 우주과학을 연구하고 인공위성을 쏘아 이용하는 것까지는 괜찮겠지만, 막대한 자본을 들여서 우주 경제를 개발해 얻는 결과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정부도 우주 경제를 개발하겠다고 한다. 그 일환으로 지난 5월 우주항공청을 개청했다. 신세계 같은 '우주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이 대목에서 철학의 부재(不在)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선진국이 하는 것을 무조건 따라 할 것이 아니다. 경제성에 우선을 둔 과도한 우주 개발 경쟁은 우주 환경을 지구 환경 못지않게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두렵다. 이제는 진정한 인간의 삶, 건강한 지구에 이어 우주 환경도 생각해야 한다. 세상이 그만큼 바뀐 것이다. 우리에겐 성찰(省察)의 시간이 필요하다. 앞만 보고 달려서는 안 된다. 사회를 돌아보고, 지구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 이제는 돈보다 생명을 우선하는 자본주의를 고민해야 한다. 정부도 그런 관점에서 책임감을 갖고 국정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대량생산 체제, 과잉 소비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이 거론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부작용은 최소화돼야 한다. 잘못된 정책은 수정돼야 한다. 무조건적인 경제개발 위주의 물질만능(物質萬能) 세태는 인간 정신과 지구 환경을 황폐하게 한다. 철학의 빈곤(貧困)은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예술의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철학이 없는 정책은 국민들의 행복한 삶과 나라의 건강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성공하는 통일 선진국가가 되려면 새로운 시대정신이 필요하다.

    2024-07-25 11:31:14

  • [이런일] 첨단요양병원·북구청 재가의료급여사업 업무협약

    [이런일] 첨단요양병원·북구청 재가의료급여사업 업무협약

    첨단요양병원(원장 김규종)은 23일 병원 내 교육장에서 대구 북구청(청장 배광식)과 퇴원 환자의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재가의료급여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첨단요양병원은 북구청과 협약을 통해 ▷의학적, 기능적, 심리사회적 욕구 평가 및 맞춤형 케어플랜 수립 및 조정 ▷교육, 상담, 전화 모니터링 및 심층 모니터링 ▷대상자의 건강관리를 위한 복약지도 및 자가 건강관리 지도 ▷병원진료, 재가의료 등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2024-07-23 15:35:54

  • [야고부] 아수라장, 유튜브

    [야고부] 아수라장, 유튜브

    "유튜버 두세 명만 작업하면 여론(輿論)은 어차피 바뀐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공개한 '쯔양 협박 모의' 녹취에 나오는 한 유튜버의 발언이다. 여론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드러난다. 구독자 1천만 명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인 '쯔양'이 '사이버 레커' 유튜버들의 협박으로 돈을 뜯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의 사이버 레커인 '카라큘라' '전국진' '구제역'의 유튜브 수익 창출은 중지됐다. '사이버 레커'란 무엇인가. 레커(wrecker)차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현장에 제일 빨리 나타나 사고 차량을 견인해 가는 차량이다. 사이버 레커는 이를 빗대어 만든 용어다. 즉, 사이버 레커는 논란이 될 이슈가 생겼을 때, 이를 콘텐츠로 만들어 수익을 얻는 유튜버들을 일컫는다. 마치 먹잇감에 달려드는 하이에나처럼. 최근에는 '사적 제재'(私的制裁), '정의 구현'(正義具現)을 내세워 가해자들의 신상을 폭로하는 사이버 레커들이 유튜브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얼마 전 유튜버들이 '밀양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신상 폭로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사적 제재'라고 했지만, 정작 피해자는 20년 전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또 한 번 악몽을 겪었다. 한 유튜버는 가해자 신상을 멋대로 공개했다가 명예훼손(名譽毁損) 혐의로 고소됐다. 해당 유튜버는 피해자 측과 논의해 가해자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지만, 피해자 지원 단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지난 5월 부산법원 종합청사 앞에서 50대 유튜버가 생중계 방송을 하던 다른 유튜버를 살해한 사건도 발생했다. 사소한 비난으로 시작된 이들의 싸움은 법적 다툼과 끔찍한 비극(悲劇)으로 이어졌다. 유튜브에서 가짜 뉴스, 폭로, 사적 제재가 판을 치는 것은 돈벌이 때문이다. 콘텐츠 조회수는 수입과 직결된다. 유튜브 내 동영상 광고 수입은 대략 조회수 1천 회당 1달러 수준이다. 조회수가 100만이면 1천달러(110만원)를 번다. 유튜버들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에 목을 매는 이유다. 조회수만 올릴 수 있다면, 타인의 고통과 불행도 가리지 않는다. 불법과 악행을 저지르는 유튜버들만 탓할 일이 아니다. 이를 방치하는 정부, 다른 사람의 치부를 엿보려는 대중의 관음증(觀淫症)도 공범이다.

    2024-07-17 20:23:15

  • [야고부] ‘우천시’가 어디죠?

    [야고부] ‘우천시’가 어디죠?

    난데없이 '우천시'가 화제가 됐다. '비가 올 경우'라는 뜻의 우천시(雨天時)를 우천시(市)로 착각한 웃지 못할 사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어린이집 9년 차 보육교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비롯됐다. 젊은 학부모들의 심각한 문해력(文解力·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수준을 지적한 내용이다. 보육교사는 "'우천시에 ○○로 장소 변경'을, 진짜 '우천시라는 지역에 있는 ○○로 장소를 바꾸는 거냐'고 말하시는 분도 있다"며 "섭취, 급여, 일괄 이런 말을 진짜 모를 수가 있냐. 예전엔 이런 걸로 연락 오는 부모님이 없었는데 요새는 비율이 꽤 늘었다"고 했다. 뜬금없이 '모집 인원 ○명'도 논란이 됐다. 지난 4월 한 업체가 유튜브 커뮤니티에 모집 인원을 '○명'으로 표기한 공고를 냈다. 채용 공고에서 '○명'은 한 자릿수 인원을 뽑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를 잘못 이해한 일부 사람들은 "왜 0명 뽑는다고 하냐, 낚시글이냐" "사람을 뽑는 데도 예의가 있는 거다" 등의 황당한 댓글을 달았다. 이뿐 아니다.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사생(寫生)대회'를 '죽기 살기 대회'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해 3월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문해력과 관련해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심심(甚深)한 사과'는 마음 깊이 사과한다는 뜻인데, '사과하는데 왜 심심하냐'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또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에 '중식(점심) 제공'을 보고, '왜 중식을 제공하냐, 우리 아이에게는 한식을 제공해 달라'고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문해력은 학습력의 바탕이다. 수능 시험에서 '불국어' 논란이 반복되는 것도 문해력 저하와 관련 있다. 교육부는 매년 중3·고2 학생을 대상으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국어에서 '보통 학력' 이상 수준을 받은 고2 비율은 2017년 75.1%에서 지난해 52.1%로 떨어졌다. 문해력 저하는 짧은 영상과 메시지에 익숙해진 탓이 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초·중·고 교사들은 문해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유튜브 등 영상 매체에 익숙해져서'(73%)와 '독서를 소홀히 해서'(54.3%)를 꼽았다.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이 있다. 책 읽기, 신문 읽기, 글쓰기다.

    2024-07-09 20:04:15

  • [세풍] 늙은 퇴계가 어린 선조에게

    [세풍] 늙은 퇴계가 어린 선조에게

    68세 퇴계 이황 선생이 갓 왕위에 오른 16세 선조에게 헌정(獻呈)한 책이 있다. '성학십도'(聖學十圖·1568년)다. 퇴계는 어린 임금을 위해 경연(經筵:임금이 유학의 경서를 강론·연마하고 더불어 신하들과 국정을 협의하는 행사)에 아홉 차례나 참여했다. 국정 운영의 견해와 해법을 담은 '무진육조소'(戊辰六條疏)도 올렸다. 그러나 성에 차지 않았다. 퇴계는 병을 이유(벼슬길에서 환멸도 느낌)로 나랏일에서 물러났지만, 선조가 성군(聖君)이 되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보다 컸다. 그런 뜻으로 지은 게 '성학십도'다. 성학(聖學)은 어질고 뛰어난 군주가 되기 위한 학문이다. 성학십도는 열 개의 그림(十圖)을 곁들여 성학의 요체를 설명했다. 책에는 퇴계의 충심이 드러나는 문장이 있다. "백성의 지도자가 된 분의 한 마음은 온갖 징조가 연유하는 곳이고, 모든 책임이 모이는 곳이며, 온갖 욕심이 잡다하게 나타나는 자리이고, 가지가지 간사(奸邪)함이 속출하는 곳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태만하고 소홀해 방종이 따르게 된다면, 산이 무너지고 바다에 해일이 일어나는 것 같은 위기가 오고 말 것이니, 어느 누가 이러한 위기를 막을 수 있겠는가." 왕의 마음가짐이 반듯하지 않으면, 나라가 나락(那落)에 떨어질 수 있다는 충고다. '대학'에 나오는 '성의정심'(誠意正心)을 강조한 듯하다. 퇴계는 평소 제자들에게 "경계하고 신중하며, 두려워하고 조심하라"고 강조했다. 이 한 문장에는 선비(군자)의 실천 덕목이 다 들어 있다. 성학십도의 '경재잠'(敬齋箴)에는 이런 내용도 나온다. "땅을 밟을 때는 가려 밟고, 개미집도 돌아가라." "(안과 밖에) 틈이 벌어지면, 사욕이 만 가지나 일어나게 된다." 신독(愼獨), 즉 누가 보지 않아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라는 잠언(箴言)이다. 조선에서 퇴계가 그랬듯이, 이탈리아에선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그러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1513년)을 지어 권력자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바쳤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마키아벨리즘)고 주장했다. 도덕이 곧 정의였던 중세 시대에선 이단에 가까운 생각이었다. 마키아벨리는 '생존이 선(善)'이었던 시대에 자신의 조국 피렌체가 부강(富强)하기를 소망했다. 그렇다면 '군주론'은 폭력의 시대에 맞는 '권력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군주론에서도 '아부'(阿附)는 경계 대상이었다. "아부를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면, 군주는 아부의 먹이가 되고 만다. 궁정에 아부꾼이 가득하면, 매우 위험한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권력자는 곁을 잘 둬야 한다. 이는 정부와 정당, 기업, 그 어떤 조직에서도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여겨야 한다. 지금 용산과 여의도는 어떤가? '모든 게 다 잘될 것'이란 보고에 눈이 가려지면 국정이 흔들린다. '아버지·손흥민·정조·예수님' 같은 아첨에 귀가 홀리면 정치가 흐려진다. 나라 경제는 위태롭다. 국민 삶은 고단하다. '신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해 경기는 가라앉았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세계 주요 국가 중 1위다. 자영업자와 청년들은 빚 내서 빚 갚고 있다. 노인 빈곤율(39.3%)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매일 6명이 일터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지 못한다. 하루 36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다. 나라는 곤궁(困窮)하고, 국민은 핍진(乏盡)한데, 정치는 무용(無用)하다.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기가 하염없다.

    2024-07-08 20:01:11

  • [야고부] ‘물타기’와 ‘술타기’

    [야고부] ‘물타기’와 ‘술타기’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당권 경쟁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직격했다. 한 전 위원장의 '제3자 추천 방식 채 상병 특검법' 제안을 '물타기'로 몰아붙인 것이다. 윤 의원은 "한마디로 저분(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책임에 대한 물타기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라며 "(특검이 추진되면) 분명히 대통령을 공동정범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누가 '물타기'를 하는지 범부(凡夫)로서는 분간이 어렵다. '물타기'는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쓴다. 먼저 정계 및 언론계 용법이다. 어떤 문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 다른 곳으로 관심을 유도하는 행위다. 다음은 주식투자 용어다.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평균 매수 단가가 현재의 주가보다 높을 때, 손실을 줄일 목적으로 일정 기간에 계속 매수하는 방법을 뜻한다. 그럼 '술타기'는? (체내에 있는) '술에 술을 탄다'는 의미다. 세간(世間)에선 '음주운전 처벌 회피용'으로 통한다. 교통사고로 음주운전이 들통날 상황이면, 술을 찾아 마셔서 경찰의 음주 측정에 혼선을 주는 꼼수다. 최근 '술타기'를 만천하(滿天下)에 알린 인물은 가수 김호중 씨다. 그는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뒤, 편의점에서 맥주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5월 김 씨를 구속기소하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만 적용하고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했다. 검찰이 '음주 역추산 결과'만으로 유죄 입증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 김 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是認)했지만, 결국 음주운전 혐의는 벗은 셈이다. 편법과 허술한 법을 비판하는 여론(輿論)이 들끓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호중이 가져다준 교훈'이 널리 퍼졌다. '음주운전에 걸리면 무조건 도주, 음주단속에 걸리면 편의점으로 뛰어 들어가 소주를 마신다.' 다행히 '김호중 방지법'(도로교통법 개정안) 두 건이 22대 국회 개원 직후 발의됐다. 둘 다 '술타기' 처벌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물타기와 술타기는 질료(質料)가 다를 뿐, 본질은 같다. '진실과 사실의 희석(稀釋)'이란 점에서 이 둘은 사람과 사회를 병들게 한다.

    2024-07-03 20:25:04

  • [이런일] 대구시 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 몽골 유치원에 우물 설치

    [이런일] 대구시 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 몽골 유치원에 우물 설치

    대구시 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회장 김태숙)는 최근 마실 물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몽골 툽도 에르덴군 제2번 유치원을 돕기 위해 현지에서 우물 설치 준공식을 했다. 김태숙 회장은 "몽골 툽도 에르덴군 유치원,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선물하게 돼 기쁘다"며 "대구시 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는 몽골 지역 주민의 건강과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몽골 유치원 우물 조성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다"고 했다.

    2024-07-03 15:07:58

  • [야고부] ‘일자리 편의점’

    [야고부] ‘일자리 편의점’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한 경북도가 야심 찬 정책을 내놨다. '일자리 편의점'이다. 최근 경북도는 전국 처음으로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의 구인·구직을 위한 편의점을 만든다고 밝혔다. 일자리 편의점 1호점은 구미에 들어서고, 다른 시·군에도 확산된다. 일자리 편의점의 목적은 완전 돌봄 정착, 여성 경력 단절 해소를 통한 '출생률 높이기'다. '편의점' 명칭에는 소비자가 물건을 사듯이 경단녀가 편리하게 단기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겼다. 고객은 일과 돌봄의 병행을 원하는 주민이다. 공공기관과 기업이 최장 3개월짜리 일자리를 제공한다. 일자리 편의점은 출산·육아 휴직자의 대체 인력이 필요한 사업장과 일손을 구하기 힘든 소규모 일터에서도 유용할 것이다. 일자리 편의점은 돌봄센터·여성일자리센터 등에 조성된다. 일터 곁에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일자리 편의점의 원조는 일본 오카야마현(縣) 나기초(町). 인구 5천700명의 나기 마을은 '저출생 대응'의 성공 사례다. 나기초는 2002년 저출생 대책을 시행했다. 행정·재정 개혁으로 연간 1억엔 이상의 보육 예산을 확보했다. 육아 정책이 24개나 된다. 대표 정책이 '시고토엔(사단법인 명칭) 편의점' 사업이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싶은 여성뿐 아니라 노인에게도 일자리를 알선한다. 2012년 나기초는 '육아 응원 선언'을 발표했다. "어린이들은 고령자와 더불어 나기초의 소중한 보물이다. 가정·지역·학교·행정 모두가 손을 잡고 지역 전체가 육아를 뒷받침하는 마을을 지향한다." 요약하면,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아프리카 격언)는 뜻이다. 나기초의 사례가 저출생 대책의 '정답'은 아니다. 나라와 지역마다 경제·문화·행정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무조건 벤치마킹'은 금물이다. 손가락만 보지 말고 달을 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나기초에서 본받아야 할 게 있다. 지자체의 집념(執念)과 정책의 일관성이다. 나기초는 실패에 꺾이지 않았다. 뼈를 깎는 노력도 했다. 복지 외에 다른 예산을 줄이고, 줄였다. 정책 입안 때 주민 의견을 반영했다. 우리는 어떤가? 단체장이 바뀌면 호떡 뒤집듯 정책을 번복하지 않았나. '삐까뻔쩍'한 건물을 짓느라 세금을 허투루 쓰지 않았던가.

    2024-06-20 20:04:58

  • [이런일] 한국팬플룻협회 대구지부 창단식

    [이런일] 한국팬플룻협회 대구지부 창단식

    (사)한국팬플룻협회 대구지부(지부장 이해영 )가 15일 대구의 한 카페에서 창단식을 개최했다. 이날 협회 회장단 및 임원을 비롯해 전국에서 60여명이 참석해 대구지부의 창단을 축하했다. 이해영 대구지부장은 기념사에서 "대구 시민들에게 팬플룻을 보급하는 데에 앞장설 것"이라면서 "대구를 음악과 함께하는 도시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4-06-16 15:11:51

  • [이런일] 대구시 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 교직원 연수

    [이런일] 대구시 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 교직원 연수

    대구시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회장 김태숙)는 12일 영진전문대에서 유보통합 준비를 위해 보육 교직원 연수를 했다. 연합회는 이날 공공형어린이집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대구시교육청이 시행중인 국제바칼로레아(IB)교육의 초등과정, 영유아 교육기관의 IB교육 적용 방안, 누리교육과정 역량 강화 등을 주제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024-06-13 17:22:26

  • [야고부] AI 시대, 인간은?

    [야고부] AI 시대, 인간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최근 국내 한 법무법인(로펌) 변호사들을 조사하고 있다. 이 로펌이 출시한 인공지능(AI) 무료 법률 서비스가 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는 이유다. 변협은 "AI가 변호사 업무를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보고 있다. 또 AI 변호사가 개인·청년 변호사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인간과 AI의 일자리 다툼이 불거지고 있다. AI는 무차별적인 포식자다. 의사, 변호사, 세무사, 기자, 은행원은 물론 시인, 소설가 등을 가리지 않는다. 'AI가 소설을 잘 쓸 수 있을까'란 주제의 실험이 있었다. 문예 창작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AI가 쓴 소설과 인간이 쓴 소설 가운데 AI 작품을 골라내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AI가 쓴 소설을 찾아냈다. 매끄럽지 못한 문장, 어색한 단어 배치가 판단 근거였다. 그러나 AI가 쓴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모두 인간의 작품으로 생각했을 것이란 반응이 있었다. 이연지의 소설, '하와이 사과'는 시나리오·영화 제작 AI를 둘러싼 갈등을 다룬다. 이연지 작가는 인터뷰에서 "AI는 인간과 달리 창작하는 능력을 갖추었을 뿐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창작을 위해서는 인간의 입력이 필수적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과 AI의 공생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일자리의 미래'란 보고서는 충격을 준다. 이 보고서는 AI 기술 혁신에 따라 2027년까지 일자리 6천900만 개가 창출되나, 기존 일자리 8천300만 개는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국내에도 참고 자료가 있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22년 기준 전체 일자리 중 AI로 대체될 일자리는 327만 개(13.1%)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59.9%가 전문직이다. '직업의 소멸'은 '존재의 상실'이다. AI가 지배할 세상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AI 시대에서 인간의 노동은 현재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김대식 KAIST 교수는 "상상력과 의미 부여는 인간이 AI 시대를 살아낼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오롯이 인간의 능력만으로 만든 작품은 AI 창작물과 다른 감동을 줄 것이다. 이제, 인간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임을 입증해야 한다. 신(神)이 내린 선물, 감수성·상상력·창의력이 답이다.

    2024-06-11 20:34:38

  • [세풍] 연금 개혁, 대통령이 책임져야

    [세풍] 연금 개혁, 대통령이 책임져야

    "개혁(改革)은 혁명(革命)보다 어렵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퇴임 후 회고록에서 했던 말이다. 역대 정권이 여러 분야에서 개혁을 공언했지만, 성공 사례는 드물다. 혁명은 힘으로 기존 질서를 무너뜨려 새 질서를 창출한다. 반면 개혁은 반대 여론을 안고 합의를 바탕으로 기존 질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래서 개혁의 과정은 지난(至難)하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한 게 개혁의 숙명일지 모른다. 숙명의 저주에서 벗어나려면 개혁의 주체는 주도면밀해야 한다. "내가 연금 개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가? 그렇지 않다. 나는 지지율보다는 국익을 선택했다." 지난해 3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TV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당시 연금 개혁을 추진하던 마크롱은 궁지에 몰렸다. 국회 과반인 야당과 강성 노조가 연금 개혁 반대를 주도했다. 국민의 대다수도 개혁을 지지하지 않았다. 총파업으로 열차가 멈췄다. 화염병과 물대포가 등장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마크롱은 포기하지 않았다. 노조 지도부를 만나 설득했다. 그리고 정부 단독 입법이 가능한 '헌법 49조 3항 발동'이란 초강수를 뒀다. 우여곡절 끝에 마크롱은 보험료 인상과 납입 기간 연장 등을 포함한 연금 개혁을 완수했다. 혁명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개혁은 이처럼 가시밭길이었다.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개혁도 절박하다. 2055년이면 연금 기금이 고갈된다. 기금 소진 시기는 2007년 연금 개혁 때 2060년으로 예상됐으나, 앞당겨졌다. 역대 정부와 정치권은 이를 방치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꺼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호기롭게 나섰다. "개혁으로 지지를 잃더라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10월 국회에 보낸 연금 개혁안은 '맹탕'이었다. 보험료율 인상이나 소득대체율 조정 같은 구체적 수치 없이, 24개 시나리오만 제시했다. 정부가 공을 국회로 넘긴 것이다. 21대 국회는 국민의힘 주도로 연금특위를 구성했다. 시민대표단이 참여하는 공론화 작업까지 했다. 특위는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43~44%로 높이는 안을 도출했다. 개혁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엿보였다. 그러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발언이 상황을 뒤집었다. "21대 국회 연금특위 성과로 조급하게 마무리할 게 아니라, 22대 국회로 넘기자"고 했던 것이다. 여당은 22대 국회에서 모수개혁(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과 구조개혁(국민연금·기초연금·공무원연금 등 여러 연금을 조합해 다시 설계)을 함께 추진하자며 개혁안 처리를 거부했다. 빈약한 명분이었다. 21대 국회에서 연금 개혁은 무산됐다. 그러나 의미 있는 성과는 있다. 첫째, 연금 개혁에 대한 국민 공감대 확산이다. 둘째, 공론화와 여야 협의를 통해 '보험료율 13%'에 합의했다는 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루빨리 모수·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 갈 길은 멀고 험난하다. 구조개혁은 연금 체계의 판갈이다. 이는 모수개혁보다 훨씬 복잡하다. 사회적 대타협이 구조개혁의 관건이다. '반쪽'으로 개원한 22대 국회가 개혁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야가 특검법을 놓고 정쟁을 벌이면, 연금 개혁은 불가능하다. 정부가 연금 개혁을 주도하는 것이 옳다. 개혁안을 마련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연금 개혁에 집중하길 바란다. 국정에 대한 무한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2024-06-10 19:53:41

  • [야고부] ‘소장수 신정섭씨’

    [야고부] ‘소장수 신정섭씨’

    "영흥도에서 만난 소장수 신정섭씨는/ 꼭 세마디만 가지고 소를 몬다./ 고삐당겨 이랴이랴로 끌고/ 딴곳으로 가려는 소 어려어려로 막고/ 힘들어 숨차하면 워워로 세운다." 지난달 22일 세상을 떠난 신경림 시인의 시, '소장수 신정섭씨'의 앞 부분이다. 이 시는 1990년 출간된 기행시집 '길'에 수록돼 있다. 신정섭 씨는 소장수다. 그는 소에 관해서는 일가견(一家見)이 있다. 소가 눈만 껌뻑해도 어디가 가려운지, 귀만 쫑긋해도 어디가 아픈지 다 안다. 예민한 감수성, 탁월한 공감력이다. 그래서 신정섭 씨는 '이랴이랴' '어려어려' '워워' 세 가지 말로써 소를 잘 몰고 다닌다. 그는 위정자들을 힐난한다. "그래서 소장수 신정섭씨는 세마디만 가지고/ 세상을 몰겠다는 사람들이 밉다./ 백성의 어데가 아프고/ 어데가 가려운 줄도 모르면서/ 이랴이랴로 끌고 어려어려로만 다스리려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밉다 못해 가엾다."(같은 시, 중간 부분) 백성의 근심과 바람을 모르면서 정치를 하겠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시깨나 읽은 사람들은 '농무' '가난한 사랑노래' '갈대' 등을 신경림 시인의 대표작으로 꼽는다. 이에 비해 '소장수 신정섭씨'는 덜 알려져 있다. 이 시는 풍자에서 압도적이다. 물론 우리 문학에서 정치 풍자시의 으뜸은 고 김지하 시인의 '오적'(五賊·1970년·사상계 발표)이다. 그러나 '소장수 신정섭씨'는 '오적'에서 느낄 수 없는 골계미(滑稽美)가 있다. '오적'을 읊조리면 섬뜩한 살기를 느끼지만, '소장수 신정섭씨'를 읽으면 실실 웃음이 나온다. '소장수 신정섭씨'는 사회 부조리를 비판한다. 시가 나온 지 30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세상은 그토록 진부한가? 정치는 국민을 편 가른다. 국회의원은 특권만 챙기고 국민을 돌보지 않는다. 배움이 짧은 소장수에게 욕을 먹어도 싸다. 해맑은 얼굴과 달리, 신경림 시인의 현실 인식은 날카롭다. 그는 11년 전 어느 문학 특강에서 자신의 시적 경향을 밝혔다. "사람들은 나를 농촌 출신 시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정확히 표현하면 현실에 뿌리박은 시를 쓰는 시인입니다. 현실에서 체득된 감성을 서정적으로 노래한다고나 할까요." 시인은 탄광의 카나리아, 잠수함에 탄 토끼다.

    2024-06-03 20:04:08

  • [이런일] ㈜미흥글로벌 복지시설에 후원

    [이런일] ㈜미흥글로벌 복지시설에 후원

    ㈜미흥글로벌(대표 왕병)은 27일 후원금 500만원을 (사)늘푸른행복마을에 기탁했다. 또 의류 3만5천점(2억원 상당)을 자유재활원, 선명요육원, 대구광역시노인종합복지관, 황금종합사회복지관, 동촌종합사회복지관, 비원노인복지관, 늘푸른보호작업장, 굿실버재가노인돌봄센터 등 8개 복지시설에 전달했다. 왕병 미흥글로벌 대표는 "화장품 유통업체인 미흥글로벌이 내년에 창업 10주년을 맞는다. 그간 고객들에게 받은 사랑을 장애인과 어르신들에게 돌려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4-05-29 16:12:23

  • [야고부] ‘대구 본점, 시중은행’

    [야고부] ‘대구 본점, 시중은행’

    지방은행 제도는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인 '1도(道) 1은행' 정책에 따라 지방 금융 지원을 위해 도입됐다. DGB대구은행은 국내 1호 지방은행이다. 지역 상공인들이 종잣돈을 모아 그해 10월 7일 대구은행을 설립했다. 박 대통령은 1호 정기예금 고객이 됐다. '내자(內資) 동원' '지역 환원 금융 체계'. 대구은행 설립 당시 경영 목표다. 지역의 서민과 상공인들은 대구은행을 '우리의 은행'으로 여겼다. 지역민들은 '대구의 돈은 대구은행'이란 대구은행의 캠페인에 호응해 돈과 마음을 줬다. 대구은행과 지역의 유대는 견고했다. 대구은행이 위기를 맞았을 때 지역민들은 자기 일처럼 나섰다. 대구 상공인들은 외환위기 직후 대구은행 주가가 5천원을 크게 밑돈 상황에서도 액면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은행을 살렸다. 지방은행은 전국에서 영업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영업 구역 제한을 받는다. 대신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세금과 예산을 관리하는 '금고'의 계약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다. 지역 중소기업과 시민들의 높은 충성도는 은행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지방은행은 관계형 금융(기업과 밀접 관계로 얻은 비재무 정보를 신용평가에 반영)을 통해 시중은행과 다른 방식으로 지역 기업을 지원한다. 또 지역 인채 채용,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과 상생한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됐다. 사명은 'iM뱅크(아이엠뱅크)'로 바뀐다. 본점은 대구에 그대로 둔다지만, 지역색은 옅어진다. 지방은행이 사라지는 데 대한 우려가 많다.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지역사회 공헌 활동 축소 등을 걱정한다.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수도권의 자금을 대구로 환류시키겠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좋지만, 현실은 낭만적이지 않다. 지역 대학의 한 경제학과 교수는 "대구은행은 지방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전국을 영업 대상으로 하는 시중은행은 대구경북 경제가 악화돼 영업 환경이 나빠지면 지역에서 돈을 빼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운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방은행이 없어진 충청, 강원에서 지방은행을 다시 만들자는 움직임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구은행이 전국은행으로 지역 곁에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란 슬로건이 지켜지길 바란다.

    2024-05-26 19:12:38

  • [이런일] 수성구 행정동우회 수성못에서 자연보호 활동

    [이런일] 수성구 행정동우회 수성못에서 자연보호 활동

    대구 수성구 행정동우회(회장 금태남) 회원 30여명은 지난 21일 대구 수성유원지 일대에서 자연 정화 활동 및 자연 보호 캠페인을 했다.수성구행정동우회는 퇴직한 행정공무원으로 구성된 단체로 지역사회를 위한 공익 봉사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2024-05-22 16:30:00

  • [이런일] 첨단요양병원-신안사랑마을 업무 협약

    [이런일] 첨단요양병원-신안사랑마을 업무 협약

    대구 첨단요양병원(병원장 김규종)이 최근 신안사랑마을(대표이사 김은경)과 '요양병원 가정간호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첨단요양병원의 전문 가정간호사가 요양원을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2024-05-22 14:34:00

  • [야고부] ‘콘크리트 유토피아’

    [야고부] ‘콘크리트 유토피아’

    대지진이 세상을 폐허로 만들었다. 서울에서 낡은 '황궁아파트', 그중에서 103동만 멀쩡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영탁(이병헌 분)을 지도자로 뽑고, 생존을 위한 규칙을 만든다. 그들의 구호처럼 '아파트 밖은 지옥'이다. 굶주림과 추위는 인간성을 말살한다. 노숙자들이 인육을 먹는다는 소문도 돈다. 외부의 생존자들이 황궁아파트로 몰려들지만, 황궁 주민들은 이들을 차단한다. 하나, 콘크리트로 된 낙원(바깥세상에 비해)은 견고하지 못하다. 공동체의 유대는 허물어진다. 아귀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절망스러운 재난에서도 '전세'와 '자가'로 신분을 가른다. 지난해 8월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개요다. 모처럼 만난 웰메이드(well-made) 영화다. 대종상 6관왕을 차지했으니,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이 영화는 물질과 욕망에 취약한 인간과 세상의 실상을 보여 준다. 유토피아는 낙원의 상실과 회복을 담는다. 그런 측면에서 영화의 제목은 역설적이다.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현실은 디스토피아다. 세계 문학사를 보면,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1917년) 이후 디스토피아 문학이 유행했다. 디스토피아 문학은 유토피아의 그늘을 부각한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와 결이 다르다.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꼽히는 작품이 있다. 예브게니 자먀찐의 '우리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조지 오웰의 '1984'다. '멋진 신세계'와 '1984'는 잘 알려진 작품이나, '우리들'은 낯설다.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 국가인 소련에서 나온 '우리들'(1920년)은 디스토피아 소설의 전범(典範)이다. 이 소설은 스탈린 정권을 겨냥한 날 선 풍자다. 노동자·농민의 세상을 추구한 혁명이 독재와 파시즘으로 변절됐음을 고발한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간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인간의 삶과, 세상을 향한 알레고리(allegory)다. 현실의 아파트는 욕망의 바벨탑이다. 아파트는 물질만능주의로 뒤틀린 사회의 단면을 보여 준다. 거주하는 아파트의 값이 삶의 가치를 평가하는 게 세태다. 아파트는 장애인시설, 장례식장, 웨딩홀을 거부한다. 돈 앞에서 배려, 애도, 축하의 공간은 설 곳이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아파트)는 과연 낙원인가.

    2024-05-16 20:40:22

  • [세풍] 나를 따르라 한들, 누가 따르겠나

    [세풍] 나를 따르라 한들, 누가 따르겠나

    옛날 가난한 노부부가 있었다. 부부는 재산 1호인 말(馬)을 필요한 물건과 바꾸기로 했다. 할아버지가 말을 끌고 장에 갔다. 그는 먼저 말을 암소와 교환했다. 이어 암소를 양으로, 거위로, 암탉으로, 썩은 사과로 바꿨다. 누가 봐도 밑지는 거래다. 그의 생각은 달랐다. 새로운 게 보이면, 그게 아내에게 더 좋은 것으로 여겼다. 귀가 중 만난 영국 신사는 할아버지의 상황을 알고, 비웃었다. 할머니에게 혼이 날 것이라고 했다. 할아버지는 반박했다. 신사는 할아버지 말대로 되면, 금화 한 자루를 주겠노라 했다. 집에 온 할아버지는 '썩은 사과의 사연'을 아내에게 들려줬다. 할머니의 반응은 "참 잘했어요"였다. 비록 손해를 봤지만, 남편의 진심을 알기 때문이다. 안데르센 동화 '썩은 사과'의 줄거리다. '신뢰'의 중요성을 해피엔딩(happy ending)으로 일깨운다. 반면 이솝 우화 '양치기 소년'은 신뢰 잃은 말의 새드엔딩(sad ending)이다. 불신의 비극(悲劇)을 다룬 셰익스피어의 명작도 있다. 바로 '오셀로'다. 베니스의 장군 오셀로는 용기와 덕을 갖춘 인물이다. 그런 오셀로에게 파멸이 닥친다. 그가 부하의 농간에 빠져, 아내의 불륜을 의심한다. 결국 아내를 죽인다. 오셀로는 뒤늦게 자신이 속은 것을 알고, 목숨을 버린다. 세상이 불신과 거짓으로 혼탁스럽다. 술 마셨다더니 안 마셨다고 한다. 검사실 앞방 창고라더니 영상녹화실이란다.(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 진술 번복) 국민을 농락하는 말 바꿈이다. '청담동 술자리' '서울시장 생태탕' 의혹도 그랬다. 죄지은 정치인들이 수사와 판결을 부정한다.(물론 검찰·법원이 불신의 빌미를 주기도 했다.) 내 탓은 없고, 네 탓만 있다. 우리가 하면 '민생 정치', 너희가 하면 '포퓰리즘'이란다. 일련의 부조리극이다. 22대 총선은 타락한 정치의 민낯을 드러냈다. 정치인들은 염치를 몰랐다. 윤리와 도덕의 기준이 무너졌다. 아노미(anomie)가 따로 없다. 1심, 2심에서 유죄 판결 받은 사람들이 '의원님'이 됐다. 편법 대출 의혹을 받는 사람, 성 상납 막말 발언의 주인공이 '금배지'를 달았다. 이런 사람들이 '검찰 독재' '정치 탄압' 운운한다. 예수는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신비(神祕)를 보였다. 이들은 '불법'을 '탄압'으로 만드는 신기(神技)를 가졌다. 진실과 거짓이 뒤범벅된 세상이다. 나를 믿고 따르라 한들, 누가 믿고 따르겠나. 국회 신뢰는 바닥이다. '2023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국회 신뢰도는 24.7%로 국가기관 중 꼴찌다. 야바위 정치인이 활개 친다. 공정보다 꼼수, 준법보다 편법, 포용보다 차별이 난무한다. 이 광포한 쓰나미에 신뢰의 댐은 허물어진다. 낯선 사람을 믿는 한국인은 10명 중 2명뿐이란 통계도 있다. 험한 사회가 만든 방어 기제다.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미국 스탠퍼드대 발행)의 분석은 새길 만하다. 이 매체는 사회적 신뢰 추락의 요인으로 ▷공공·민간의 부패 ▷악의적인 공개 수사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 ▷법치의 붕괴 ▷경제적 불평등 증가 ▷개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시스템 등을 꼽았다. 신뢰는 사회적 자본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신뢰 자본'의 차이다. 신뢰 기반이 없는 나라는 사회적 비용의 증가로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한다." 세계적 석학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저서 '트러스트'(Trust)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 문장이다.

    2024-05-13 20: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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