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AI 시대, 인간은?

김교영 논설위원
김교영 논설위원

대한변호사협회가 최근 국내 한 법무법인(로펌) 변호사들을 조사하고 있다. 이 로펌이 출시한 인공지능(AI) 무료 법률 서비스가 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는 이유다. 변협은 "AI가 변호사 업무를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보고 있다. 또 AI 변호사가 개인·청년 변호사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인간과 AI의 일자리 다툼이 불거지고 있다. AI는 무차별적인 포식자다. 의사, 변호사, 세무사, 기자, 은행원은 물론 시인, 소설가 등을 가리지 않는다.

'AI가 소설을 잘 쓸 수 있을까'란 주제의 실험이 있었다. 문예 창작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AI가 쓴 소설과 인간이 쓴 소설 가운데 AI 작품을 골라내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AI가 쓴 소설을 찾아냈다. 매끄럽지 못한 문장, 어색한 단어 배치가 판단 근거였다. 그러나 AI가 쓴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모두 인간의 작품으로 생각했을 것이란 반응이 있었다. 이연지의 소설, '하와이 사과'는 시나리오·영화 제작 AI를 둘러싼 갈등을 다룬다. 이연지 작가는 인터뷰에서 "AI는 인간과 달리 창작하는 능력을 갖추었을 뿐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창작을 위해서는 인간의 입력이 필수적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과 AI의 공생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일자리의 미래'란 보고서는 충격을 준다. 이 보고서는 AI 기술 혁신에 따라 2027년까지 일자리 6천900만 개가 창출되나, 기존 일자리 8천300만 개는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국내에도 참고 자료가 있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22년 기준 전체 일자리 중 AI로 대체될 일자리는 327만 개(13.1%)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59.9%가 전문직이다.

'직업의 소멸'은 '존재의 상실'이다. AI가 지배할 세상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AI 시대에서 인간의 노동은 현재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김대식 KAIST 교수는 "상상력과 의미 부여는 인간이 AI 시대를 살아낼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오롯이 인간의 능력만으로 만든 작품은 AI 창작물과 다른 감동을 줄 것이다. 이제, 인간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임을 입증해야 한다. 신(神)이 내린 선물, 감수성·상상력·창의력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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