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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우천시’가 어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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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영 논설위원
김교영 논설위원

난데없이 '우천시'가 화제가 됐다. '비가 올 경우'라는 뜻의 우천시(雨天時)를 우천시(市)로 착각한 웃지 못할 사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어린이집 9년 차 보육교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비롯됐다. 젊은 학부모들의 심각한 문해력(文解力·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수준을 지적한 내용이다. 보육교사는 "'우천시에 ○○로 장소 변경'을, 진짜 '우천시라는 지역에 있는 ○○로 장소를 바꾸는 거냐'고 말하시는 분도 있다"며 "섭취, 급여, 일괄 이런 말을 진짜 모를 수가 있냐. 예전엔 이런 걸로 연락 오는 부모님이 없었는데 요새는 비율이 꽤 늘었다"고 했다.

뜬금없이 '모집 인원 ○명'도 논란이 됐다. 지난 4월 한 업체가 유튜브 커뮤니티에 모집 인원을 '○명'으로 표기한 공고를 냈다. 채용 공고에서 '○명'은 한 자릿수 인원을 뽑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를 잘못 이해한 일부 사람들은 "왜 0명 뽑는다고 하냐, 낚시글이냐" "사람을 뽑는 데도 예의가 있는 거다" 등의 황당한 댓글을 달았다. 이뿐 아니다.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사생(寫生)대회'를 '죽기 살기 대회'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해 3월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문해력과 관련해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심심(甚深)한 사과'는 마음 깊이 사과한다는 뜻인데, '사과하는데 왜 심심하냐'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또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에 '중식(점심) 제공'을 보고, '왜 중식을 제공하냐, 우리 아이에게는 한식을 제공해 달라'고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문해력은 학습력의 바탕이다. 수능 시험에서 '불국어' 논란이 반복되는 것도 문해력 저하와 관련 있다. 교육부는 매년 중3·고2 학생을 대상으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국어에서 '보통 학력' 이상 수준을 받은 고2 비율은 2017년 75.1%에서 지난해 52.1%로 떨어졌다. 문해력 저하는 짧은 영상과 메시지에 익숙해진 탓이 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초·중·고 교사들은 문해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유튜브 등 영상 매체에 익숙해져서'(73%)와 '독서를 소홀히 해서'(54.3%)를 꼽았다.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이 있다. 책 읽기, 신문 읽기, 글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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