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동안 장작불로 떡을 하는 도심 속 방앗간이 있다. 값비싼 기름 걱정을 하지 않아 IMF시대의높은 경쟁력을 자랑한다. 남구 대명3동 경로당 옆에 있는 '논공 떡방앗간'. 조형길(65).서염이씨(61.여)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떡은 옛날같이 장작불로 쪄야 제맛이 나지요. 좋은 쌀에 찰기를 더해야 제대로 된 떡국을 끓일수 있습니다"
여느 떡방앗간과 다른 점은 역시 아궁이에 불을 지펴 쌀을 찐다는 점. 조씨 부부가 수십년 지켜온고집이다. 전기나 기름으로 방앗간을 돌리려는 생각을 조씨부부는 한사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식으로 바꿔 운영하는 것이 웬지 전통을 버리는 것 같았다는 노부부. 인생 황혼기를 편하게 살라는 자식들의 '압력'도 방앗간에 담긴 인생 때문에 손을 저었다. 새 기계를 들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 요즘같은 고유가 시대에 오히려 웃음을 갖다줬다. 가래떡을 말려 자르는절단기도 20년째 쓰고 있다. 고장이 나기라도 하면 조씨가 구식 짐자전거에 기계를 싣고 북성로부품골목으로 달려간다.
나무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산에서 나무를 할 수 없는 노릇이라 쓸모 없는 건축폐목이 장작을대신한다. 음식점에서 버리는 나무젓가락도 좋은 불쏘시개.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땔감을 갖다주는 이웃도 많다.
"우리같이 못배운 사람이 뭘 알겠습니까. 하지만 형편이 괜찮을 때 아껴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IMF니 나라가 망하느니 하는 것도 풍족할 때 흥청망청 쓴 탓일거예요"
끝없이 추락하는 나라 경제가 떡 맛에 깊이를 더하는 장작불처럼 활활 타오르길 조씨 부부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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