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난징(南京) 대학살은 끔찍한 사건이었다.수십만의 사람들이 살해당했다. 목베기 시합을 벌이기도 했으며 포로를 묶은 후 탱크를 지나가게 하거나, 허리까지 땅속에 파묻은 후 독일 셰퍼드를 풀어 온몸을 갈기갈기 찢기도록 하는등 일본군은 인간이 상상하기도 힘든 만행을 저질렀다. 또 역사상 가장 엄청난 집단강간으로 기록되기도 한다.
더구나 이 학살은 중국에 공포를 주기위한 '살인 게임'이었다는데 경악의 극을 달린다.
3·1절 80돌을 맞아 도서출판 끌리오가 펴낸 '난징 대학살'(The Rape of Nanking·김은령 옮김)은 난징에서 저질러진 일본 만행에 대한 참혹한 보고서다.
1937년 12월과 이듬해 봄까지 자행된 난징대학살은 중국 국민당 수도인 남경을 점령한 일본군의 '피의 축제'였다. 이때의 사상자 수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 군사전문가 류 팡추는 43만명에 이를 것이라 추산하고, 일본 역사학자 후지와라 아키라는 20만명 정도로 계산했다.
어떤 역사학자는 난징의 사망자들이 손을 잡는다면 322km나 이어질 것으로 표현했다. 또 사망자들이 흘린 피는 1천200t에 이르고 시체를 포개놓는다면 74층 높이의 빌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은이인 아이리스 장은 직접 대학살을 경험한 부모로부터 처음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 군인들은 갓난아이를 둘로 가르는 것으로도 모자라 셋으로 혹은 넷으로 가르기도 했으며, 넓은 양쯔강이 피빛으로 흘렀다"는 부모의 말에 치를 떨었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쓰여 사실감을 더하고, 특히 화보로 구성된 사진들이 당시의 끔찍함을 생생하게 전한다. 일본 병사들이 강간한 중국 여성에게 포르노그라피와 비슷한 포즈를 취하게 한 장면과 10대 여성을 집단성폭행한 뒤 발가벗긴 채 의자에 묶어 놓은 장면, 강간한 뒤 음부에 꼬챙이를 찔러 죽인 장면, 칼로 남자의 목을 자르는 장면등 참혹한 것들이다. 끌리오의 대표 최재환씨는 "책에 실린 40여장 외에도 많은 사진자료가 있었으나 너무 끔찍해 차마 싣지 못했다"고 했다.
철저한 현장답사와 생존자들의 인터뷰, 관련 자료 수집등 어떤 남경대학살 보고서보다 설득력있고 생생하게 전해준다.
3·1절 80주년을 앞두고 나온 이 책은 다른 나라의 역사가 아니라 정신대등 똑같이 피해를 강요당했던 우리 민족의 수난사임과 동시에 아픈 역사의 재연을 막는 교과서 구실을 해준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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