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운대 최진근교수 조선족 언어조사

'휘황한 성과를 따낸 탁구 건아들…''그럼 미혼부시군요''휘황한'(눈부시게 환한), '미혼부'(미혼모의 반대)등은 우리나라 방송에서는 잘 쓰지 않는 어휘들이다.

경운대 신문방송학과 최진근교수(전 대구KBS 편성국장)가 '한국과 중국 조선족 방송언어의 비교 연구'를 언론정보학연구 창간호에 발표했다. 대상은 흑룡강성 조선어 방송국(1963년 개국), 연변 조선족 라디오방송(1948년 개국). 모두 500여만명(북한청취자 포함)의 청취자를 갖고 있는 조선족 방송국이다.

조선족 방송에는 특히 북한언어의 영향을 받은 듯한 표현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OOO동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적극 떨쳐 나서고 있습니다'등이다. 또 문어적 표현도 많이 등장한다. 특히 '의견 및 건의를…'처럼 '및'을 많이 쓰고 있다.외래어의 경우 지형적인 영향으로 한국보다 훨씬 '다국적'이다. '콤퓨니케'(러시아) '컴퓨터'(영어) '템푸'(템포·일본어) '니 칸 저 빤바'(알아서 하게·중국어)등 각국의 말들이 혼재돼 사용되고 있다.

특히 조선족 방송에서만 사용되는 단어들이 있다. '활무대'(활동무대) '부림소'(농사 짓는 부리는 소) '모르쇠'(덮어놓고 모른다고 하는 사람) '시장편지통'(민원함) '숫질'(모양) 등이다.

발음으로는 북한 문화어(표준어)의 영향을 받아 두음법칙에서 벗어난 발음과 불필요하게 'ㅎ' 음을 첨가하는 발음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외 한국 방송언어에서 보이는 음의 약화현상과 과도한 장음화현상은 조선족 방송언어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최교수는 "중국의 조선족은 갖가지 수난속에서도 조선어를 지키려는 노력을 많이 해왔다"면서 "이번 연구는 세계화를 지향하는 한국과 해외동포간의 언어의 동질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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