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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유지사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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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도 천이 모이면 천둥소리를 낸다고 했다. 다급하긴 다급했던 모양이다. 국민에게 사과하는 입심이 엊그제 몽골에서 돌아왔을 때와는 판이하다. 불과 며칠 사이인가. 장관이 둘이나 한달도 채우지 못하고 나가 떨어져 그 충격 또한 웬만을 넘을 것이다. 좀더 일찍 겸허한 마음이었다면 근간에 세간을 흔들어 놓았던 일련의 사태를 푸는 이치가 퉁겨논 먹줄이었을텐데 말이다. 목포지역 각계 인사들이 시국선언을 통해 현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목포라면 대통령의 고향이다. 범가는데 바람간다고 같은 고향이면 웬만해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 날리 없다. 그런데도 일어났으니 그게 어디 예사로운 일인가. 이런 난리통에 유종근 전북지사가 또 물의를 일으켰다. 보도에 불만을 품고 모방송국 기자에게 '누굴믿고' 운운하며 폭언을 한것이다. 검찰의 폭탄주 여운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요즘이다. 과음으로 실수한 것 같다고 사과는 했다지만 어찌 '사과'의 농도가 썩은 창자 찬물에 헹구고 난 것같이 후련하지가 않고 빈대롱에 바람나가듯 푸푸 마른 소리로만 들리는 것일까. 정말 누굴믿고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석수장이는 눈 짐작부터 배우고 화적은 내 빼는 길목부터 익히는게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권력에 도덕성을 전제로 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돈에 눈이 가리면 삼강오륜도 석냥 닷푼으로 읽는다는 말이 있듯이 그동안 숱한 위인들이 권력과 돈의 마수에 헤어나지를 못하고 몰락했었던 예는 얼마든지 있질 않는가. 우리사회는 지금 소나기 만난 소금마당이다.

〈김채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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