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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증권 김형진회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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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증권 김형진(金亨珍.41)회장은 지난해 7월 세종증권의 전신인 동아증권을 인수하면서 명동사채업자에서 상장사 경영인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사태라는 사상초유의 국가경제위기를 적절히 활용, 단기간에 거액의 돈을 번 인물로 떠오르면서 '채권의 귀신', '마이더스의 손' 등으로 불리며 숱한 화제를 뿌려왔다.

온 국민들이 고금리, 고환율, 부도사태, 대량실업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시기에 그는 이같은 역경을 기회로 잡아 떼돈을 벌어들인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세종증권 주식 등을 포함, 5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교육이라고는 중학교졸업이 전부인 김 회장은 명문대 출신과 미국 월스트리트 출신의 금융전문가들이 판치고 있는 증권업계 진출, 승부사로 활약해온 것이다.물론 그는 경기고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외대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하는 등 나름대로 향학열을 불태워왔다.

그는 전남 장흥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상경, 법무사무소 사환, 등기소공무원등을 거치면서 독학으로 채권 공부를 한 뒤 군복무를 마친 24살때인 지난 81년 명동사채시장에 입성했다. 그는 이후 국공채도매,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다양한 종류의 채권을 다루면서 채권의 시장원리를 몸으로 체득하며 부를 축적해왔다.

김 회장의 승부적인 기질은 동아증권 인수과정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그는 IMF사태이후 회사채 금리가 30%이상으로 치솟았던 지난해초 5대 재벌이 아닌 기업의 회사채는 인수자가 없어 발행조차 되지 않을 때 회사채를 대신 팔아주는조건으로 자기 돈없이 채권을 전량인수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일을 벌였다.

당시 그는 어떤 기업이 부도날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약속한 시점에 발행금액의 2배를 물어준다는 도박에 가까운 약정을 하고 채권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동아증권의 상호를 세종증권으로 바꾼 뒤 당시로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사이버거래를 위한'사이버월드'를 출범시켜 증권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사이버트레이딩 수수료를 업계 최저수준으로 낮추고 고객들에게 고가의 이동단말기를 무료로 나눠주는 등의 영업전략을 펼쳐, 인수 당시 70억원의 자본잠식회사를 지난 5월말 현재 자본총계가 1천700억원에 이르는 건실한 회사로 변모시켰다그러나 그는 채권인수 과정에서의 탈법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구속되는 처지로 전락하게됨에 따라 한국의 소로스가 되려던 꿈도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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