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토 에세이-빙하-장을선 대구사진대전 초대작가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잠에 가라 앉아 누워 있다.

침묵처럼,

몸을 뒤척이며 돌아 눕다 문득 떠오른 자잘한 사연들….

잠에 취한 사이 신화(神話)처럼 그렇게 세월은 흘러갔다.

그들은 나를 거대한 공룡의 흰 발톱이라고 불렀다.

'시간'이라는 먹이로 조금씩 몸집을 키운,

덩어리진 하얀 몸은 찬 대지위에 뉘었다.

찬 바람에 깎여 푸석해진 얼굴

늘 언덕 저 너머 사람의 마을을 생각하다

굵게 패인 주름살

아, 나는 내가 먹은 그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다.

하지만 슬픔은 저들의 몫일뿐

나는 노란 햇볕의 잔잔한 애무에 감격하고

대지의 훈기에 언 몸을 녹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나는 꿈꾼다.

언젠가 지축을 뒤흔들며 벌떡 일어나 앉을 날,

그날 어떤 사연으로 즐거운 편지에 답장할까.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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