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역사에 대해 말한다면 전쟁을 빼 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인류는 오래 전부터 전쟁을 시작했으며 전쟁과 함께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쟁은 어떤 집단이 자기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거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하는 대규모의 싸움을 의미한다. 전쟁에서의 승패는 그 집단의 안녕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전쟁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1)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이 있다. 전쟁 때에는 전쟁과 상관없는 사람을 죽여도 되는가?
전쟁을 하는 사람들은 '조국의 승리를 위해서라면'이라는 논리로 다른 집단의 사람들을 아무 죄책감 없이 죽이는 일에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전쟁과 상관없는 사람이란 주로 전투에 직접 참가하지 않고 힘이 없는 민간인을 말한다. 제시문의 소바주와 모리소도 전쟁과는 상관없이 그들의 생활을 영위하는 민간인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들은 적군의 전쟁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고 있었지만 군인들은 결국 그들을 총살시키고 말았다. (2)이것은 조국의 승리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전쟁을 치르는 상대국에 대한 적개심에서 우러나온 감정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
(3)인간의 존엄성 관점에서 볼 때에는 이러한 행위에는 문제가 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인간은 누구나 존엄한 존재이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인간을 죽이는 것을 가장 큰 죄로 여기고 금기시해 왔고 오늘날도 그렇다. 아무리 전쟁과 같은 극한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인간을 죽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찮은 동물조차도 종족끼리 죽이는 것은 하지 않는 법인데 하물며 인간이 그것도 선택의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살인을 저지른다면 인간은 (4)인간의 존엄성을 스스로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5)그러한 일을 당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 제시된 문제에 대한 답은 좀 더 명확해진다. 과거 우리가 겪은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등을 생각해 보라. 그때 왜인들은 그리고 호인들은 전쟁과도 상관없는 조선 사람들을 죽이기를 서슴지 않았다. 만약 그들의 부모가 혹은 형제가 그러한 일을 당한다고 생각할 때 그들은 쉽게 사람들을 죽일 수 있을 것인가.
얼마 전 일어난 코소보 사태에서 미국은 유고의 반인륜적 행위에 반발하여 유고에 많은 폭격을 가했다. 결국 미국은 아무 소득도 얻지 못하고 오히려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이처럼 전쟁에서 전쟁과 상관없는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전쟁의 승리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인간의 존엄성만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전쟁에서 민간인을 죽이는 것은 이제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서받지 못한다.
심인고등학교 3년 송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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