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조선족은 잘못된 호칭

우리는 하나의 용어를 선택하여 사용할때 매우 신중을 기하고 그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밀히 검토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가치관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혹은 의사 전달의 왜곡과 개념의 혼돈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용어의 사용에 신중하지 못하고 남들이 사용한다고 무비판적으로 따라서 사용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지금 언론 매체는 물론 국가기관까지도 사전에도 없는 '조선족'이라는 잘못된 용어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은 이것을 중국에 있는 우리동포의 지칭으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이다. 언어와 풍습이 같고, 문화와 역사를 공유한 집단을 민족이라 부른다. 민족은 오랜 세월 동안 일정한 지역에서 공동생활을 영위하면서 국가를 이루어왔기 때문에 대부분 나라이름을 앞에 붙여 쫛쫛민족이라 부른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군 할아버지의 혈통을 이어받고 반만년 역사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대한민국 민족으로, 배달민족, 한민족(韓民族)혹은 한족(韓族)이라 불리고 있다. 또한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은 거주국의 국명을 붙여 재일, 재미교포, 혹은 동포 등으로 부르거나 재일, 재미 한국인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중국에 사는 우리 동포에 대해서만은 유독 '조선족'이라 부르니 그들은 우리와 다른 민족이란 말인가? 아니면 우리와 구분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단 말인가? 중국에서 그렇게 호칭한다 하여 우리도 그대로 부른다면 그것은 정말 우리의 주체성을 상실한 행위라 생각된다. 그들도 엄연한 우리 동포요 같은 민족이라면 재중 동포라고 부르든지 재중 교포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민족을 모두 조선족이라 부르든지….

중국에서 '조선족'이라 부르는 것은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중국에서는 여러 소수 민족이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민족을 구분하여 부를 필요가 있다. 그들이 '조선족'이라 부르는 것은 우리 나라의 옛 이름이 조선이요, 현재의 북한이 조선이라는 국호를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조선은 사라진지 오래된 나라요 현재의 북한은 우리가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집단이 아닌가? 그렇다면 '조선족'이란 용어는 우리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하지 않는가?

중국에서 그렇게 부르니까 우리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할는지 모르나 그렇다면 우리 동포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조선인(일본), 조선족(중국), 코리안(미국), 고려인(중앙아시아), 까레이스키야(러시아)등으로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이와 비슷한 줏대 없는 현상은 북한 영화 '임꺽정'을 두음법칙을 무시한 북한의 발음법칙에 따라 '림꺽정'이라 소개하고 냉면을 '평양랭면'으로 부르는 현상들이 공영매체에서도 당연시되고 있으니 정말 우리가 주체성과 원칙이 있는 국가인지 한심한 생각이 든다.

우리는 중국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을 한민족 혹은 한족이라 불러야 할 것이며 그들을 지칭할때는 재중교포(동포)라 하여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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