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비 아이 도그

어느 날 누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비 아이 도그를 영어로 어떻게 쓰느냐고. 제가 비 아이 도그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뜻은 모르겠고 레스토랑을 낼 생각인데 레스토랑 이름으로 쓸거라고 하더군요. 하여튼 그렇게 해서 비 아이 도그(B.I.DOG)라는 근사한 레스토랑이 하나 생겼고 그 사람이 사장이 되었습니다.

식당이니까 우선은 손님에게 제공하는 음식이 중요한데 식당 이름이 영어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양식이 포함되어 있고 밥도 여러 종류가 있고 탄산음료수며 커피까지 차림표에 매겨져 있습니다. 차림표는 주인이 직접 그림까지 그리고 가격도 당연히 주인이 매겼지요.

가격은 좀 이상하게 책정되어 있는데 다른 식당에서 보통 받는 가격이 아니라 주인 취향에 따라 주인이 좋아하는 것은 비싸게 매겨져 있고, 평소에 주인이 먹어보지 않은 것은 다른 식당에 비해서 무척 싼 것도 있고 비싼 것도 있습니다.

식당 분위기는 참으로 우아합니다. 식탁에는 예쁜 민들레가 놓여 있고,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도 잔잔하게 흐르고, 창밖으로 보이는 전망도 좋습니다. 주인은 무척 친절합니다. 종업원이 아직은 없어서 주인이 주문을 받는데 준비된 각각의 음식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음식을 맛있게 먹는 법도 설명해 줍니다. 손님이 즐겁고 마음 편하게 음식을 드실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거지요. 그리고 손님의 옷차림에 대해서도 옷색깔이 좋다든지 잘 어울린다든지 하면서 적절한 언급을 해줍니다.

저도 그 식당 이름 짓는데 한 몫을 했다는 자부심도 있고 해서 그 식당을 아주 좋아합니다. 식당이름이 영어로 된 것이 좀 찜찜하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비 아이 도그에서 주문한 음식 가운데 탄산음료나 팥빙수를 제외한 다른 요리는, 언제나 요리중이어서 아쉽게도 맛을 보지 못했지만 뛰어난 맛일거라고 확신합니다.

비 아이 도그 사장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제 딸아이입니다. 제가 몰라서 그렇지 손님에게 정성을 다하는 이런 좋은 식당이 주변 어딘가에 많이 있겠지요?

대구방송 FM제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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