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특검수사에서 관련자들의 '진술조작' 물증이 드러나면서 이들의 이면에서 입을 맞추도록 조율한 '제3자'가 누구인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검팀이 압수한 녹음테이프의 주인공인 이 인물은 청문회 직전 배정숙(裵貞淑)씨에게 전화를 걸어 "연정희(延貞姬)씨와는 코트 배달일을 12월26일로 하자고 '얘기가 끝났으니' 당신도 그렇게(26일을) '유지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
일단 통화의 정황으로 볼 때 문제의 인물은 연씨와 친분이 깊고 동시에 배씨도 잘 아는 사람일 걸로 추정된다.
또한 정일순(鄭日順)씨와도 친분이 있어 라스포사에 자주 드나들었고 지난해 12월 이들의 쇼핑에 동행했던 인물 중 한 명일 것으로 보인다.
통화내용대로 장관급 부인들인 연씨와 배씨의 중간에서 진술조작을 조율할 정도라면 사회적으로 상당한 지위에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는데다 전화대화에 오간 톤으로 비춰 '여성'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3자의 역할은 무엇이고 왜 진술을 꿰맞추려 했을까.
이와관련, 특검팀 주변에서는 이 제3자가 단순히 옷로비 4인방의 주변인물이 아니라 이들과는 별도로 이 사건에 상당히 깊숙이 개입돼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즉, 뭔가 자신에게도 불리한 상황이 닥쳐올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청문회 직전 진술을 짜맞추려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이들의 쇼핑을 주선했던 이 인물이 단순히 연씨의 부탁을 받고 중간연락책을 맡아 움직였을 가능성도 적지않다.
결국 통화내용은 연씨의 혐의를 벗기기 위한 부탁이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녹음테이프와는 다른 차원에서 올 1월초 정씨 부부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또다른 제3의 인물도 의혹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씨 남편 정환상(鄭煥常)씨는 1월10일 무렵 누군가로부터 "이상한 조짐이 보이니 조심하라"는 내용의 팩스를 받았다고 공개한 바 있다.
당시가 사직동팀의 내사 착수 직전 시점이란 점에서 정씨에게 암시를 띄운 이 인물도 사건의 내용을 소상히 알고 있고 정보라인에 어느 정도 접근해 위험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해 여러모로 의혹이 부풀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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